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피해가 아시아뿐 아니라 미국과 캐나다 경제에도 본격적으로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23일 공개한 최신 `베이지북'에서 사스로 인해 미국 일부 지역의 관광 산업에 타격이 가해졌다면서 샌프란시스코와 댈러스를 예로 들었다. 미항공수송협회(ATA)도 보고서에서 사스 때문에 항공 수요가 많은 부활절과 유월절 매출이 크게 줄었다면서 특히 아시아 노선 타격이 컸다고 분석했다. 지난 20일로 끝난 한 주간에 마일당 항공승객매출(RPMs)은 한해 전에 비해 10.5% 줄었으며 태평양 노선의 경우 감소폭이 39.6%에 달했다. 대쇘 노선도 25.8%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사스 피해가 확산돼 기업의 감원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초래될 것임을 우려한보고서도 나왔다. 고용시장 전문분석기관인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는 기업들이 사스를우려해 해당 지역에 대한 출장과 비즈니스 협의를 줄이면 이것이 감원으로 이어지고결국은 소비도 위축되는 악순환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챌린저의 존 챌린저 최고경영자는 "이는 모두가 다 잃는 사이클을 초래하는 것"이라면서 "설사 사스 창궐지역으로 출장간다고 해도 귀국후 최소한 열흘간 증세가없으면 괜찮다는 것이 미질병통제국(CDC) 권고이기 때문에 너무 위축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스 창궐지역에서 생산되는 부품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을 경우 미국 공장들이 가동을 줄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랴 전자업계 관련협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아시아에서 미국으로 수입되는 전자 부품의 절반 가량이 민항기에선적되기 때문에 아직은 큰 타격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 경제도 사스로 비상이 걸렸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사스와 관련해 토론토도 여행금지 권고지역에 포함시킨 가운데 올해 2.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 기대치를 1-1.5% 줄일 수 밖에 없을 것으로 JP 모건 관계자가 내다봤다. 최악의 경우 1% 성장에 불과할 것으로 예측됐다. JP 모건측은 "사스가 얼마나 계속될지 아무도 모른다"면서 "장기화될 경우 타격이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 예로 토론토 공연장의 `라이언 킹'과 `마마 미아'의 경우 매진되던 것이 최근에는 80% 가량으로 관객이 줄었으며 토론토의 명물인 CN 타워를 찾는 관광객도 15% 가량 감소됐다. 캐나다에서 사스 피해가 가장 큰 온타리오 주정부측은 "사스 피해가 몇십억달러에 달할지도 모른다"면서 "당국이 이를 보상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캐나다 당국은 WHO에 토론토를 여행금지 권고지역에 포함시킨 것을 재고토록요구했다. 뱅크 오브 몬트리올의 릭 이글턴 차석연구원은 "캐나다 관광 매출이 30% 가량줄어들 경우 올해 캐나다 GDP 성장이 약 0.5%포인트 감소하는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토론토 지역은 캐나다 전체 GDP의 약 20%를 창출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수출의 경우 아시아와 교역이 많은 서부 연안지역의 타격이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분석됐다. 그랴 그 비중이 전체 수출의 2.5% 가량에 불과한 것으로 지적됐다. 한편 세계무역기구(WTO)는 최근 낸 보고서에서 세계 무역이 올해 2-3% 성장하는데 그칠 것이라면서 사스가 부분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같이 저조한 교역 신장률은 지난 90년대 평균 신장률인 6.7%에 크게 못미치는 것이다. 웰스파고 은행의 한국계 손성원 부행장은 "사스 피해가 장기화될 경우 미국 기업의 주요 원자재 및 부품 수입선이 돼온 아시아의 위상이 크게 위축되는 상황이 초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워싱턴.토론토 AF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