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은 21일 문덕규 SK글로벌 전무의 '3조4천억원 해외법인 분식규모' 발언과 관련, "3조4천억원은 분식회계 규모가 아니라부실규모가 잘못 알려진 것"이라고 밝혔다. SK그룹 관계자는 "분식은 자산이 없는 것을 있는 것처럼 꾸민 것이고 부실은 자산은 있는데 회수가 불투명한 채권 등을 의미하는 것인 만큼 엄연히 다르다"며 "지금 시점에서 3조4천억원 전액을 분식으로 단정짓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3조4천억원의 부실은 지금까지 알려진 SK글로벌의 8조5천억원의부실규모에 이미 포함됐기 때문에 추가 부실이나 부채 규모가 확대된 것이 아니다"면서 "5월 중순으로 예정된 실사결과가 나와야 정확한 부실 및 분식규모 등을 추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SK글로벌[01740]도 "3조4천억원은 2001년말 현재 해외법인에 대한 지급보증 및출자금 규모로, 회수가 불투명하다고 판단해 우발채무나 잠재부실로 간주하고 있었다"며 "3조4천억원은 장부에도 기재돼 있다"고 강조했다. SK글로벌은 "문 전무에 확인한 결과 긴장상태에서 재판부가 해외법인의 부실규모를 묻는 것인줄 알고 `그렇다'고 답변했다고 회사측에 알려왔다"고 전했다. 이같은 SK측 해명은 재판부와 검찰쪽 설명을 감안할 때 일부 설득력이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 지고 있다. 담당재판부는 이날 공판 뒤 "손실을 이익으로 부풀리는 의미의 분식회계 뿐 아니라 차입금과 매입채무, 현지법인 자본금 등 재무제표 계정을 바꿔 기재한 것까지포함시킨 것을 분식으로 이해하고 질문했다"고 부연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3조4천억원'과 관련, "해외 지급보증으로 발생할 수 있는 우발채무가 3조4천억원이라는 뜻"이라며 "SK글로벌 해외법인은 국내법 적용대상이 아니어서 해외법인의 분식은 확인할 수도 없고 조사하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또 SK그룹 분식회계 수사결과 발표 당시 금융감독원에 SK글로벌 등에 대한 회계감리를 의뢰한 만큼 정확한 분식규모는 추후 확인될 것이라고 검찰은 덧붙였다. 그러나 그룹과 SK글로벌의 적극적인 해명에도 불구하고 해외법인에서 3조4천억원대의 분식회계 사실이 추가로 드러날 경우 SK글로벌의 정상화에는 엄청난 타격이예상된다. SK글로벌 본사가 이미 1조5천억원 규모의 분식회계를 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에 3조4천억원이 분식인지 부실인지 여부에 따라 SK글로벌뿐 아니라 SK그룹 전체의앞날이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SK글로벌 관계자는 "3조4천억원을 장부에 모두 기재한 만큼 분식회계가 아니다"라며 "정작 우려되는 것은 어느 말이 맞느냐보다 이런 논란 과정에서 정상화 노력이차질을 빚지 않을까 하는 점"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 열.공병설기자 kong@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