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약세에 힘입어 미국의 1분기 경제성장 예상치가 상향조정 되고 있다. 또 반도체산업을 중심으로 설비투자가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면서 미국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0일 "최근 발표된 기업들의 실적은 미국 경제가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가기 시작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되살아나는 기업 설비투자=미국 주요기업들의 설비투자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지난 18일 현재 분기실적을 발표한 S&P500 기업 중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텍사스인스트루먼츠 등 대표적 정보기술(IT)기업들의 실적이 당초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일제히 웃돈 게 이를 말해준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분석했다. 기업재무정보 제공회사인 톰슨 퍼스트 콜의 리서치담당 이사 척 힐도 "1분기 중 실적이 개선된 기업들 대부분은 기업의 설비투자에 민감한 분야"라며 "이는 기업들이 설비투자를 늘리기 시작했음을 말해준다"고 분석했다. 모닝스타의 주식분석 담당 이사 팻 도시는 "기업들은 이라크 전쟁이 끝날 때까지 대형 투자 결정을 미뤄왔다"며 "종전과 함께 불확실성의 해소로 기업들이 본격적인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미국을 포함한 전세계 반도체업계의 올해 설비투자 규모는 3백19억달러로 지난해보다 15% 늘어날 것으로 IC인사이츠는 전망했다. ◆1분기 성장 기대 밖 호전 예상=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62명의 이코노미스트를 상대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올 1분기 미 경제성장률은 2.3%로 전분기의 1.4%에 비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4월1일 설문조사(1.8% 성장 예상) 때보다도 상당히 높아진 수치다. 이라크 전쟁이 초단기에 끝나 1분기 성장이 당초 예상만큼 둔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설문에 참여한 이코노미스트들의 공통된 견해다. 달러 약세도 미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달러화 가치는 지난해 12월3일 이후 유로당 1달러 아래에서 머물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제품의 대외 가격경쟁력이 향상됐다고 이코노미스트들은 진단했다. IBM의 경우 1분기 실제 매출은 4% 증가에 그쳤지만 달러 약세효과로 인해 1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