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업체들이 여성 전용 제품을 잇따라 내놓으며 불황기의 돌파구를 찾고 있다. 여성 전용폰은 독특한 디자인과 기능을 채택해 기존 제품과 차별화되고 있다. 액정화면을 거울로 활용하는 것은 기본이고 배란일이나 비만 체크,쇼핑시 물건값 계산 기능까지 갖춘 제품도 있다. 최근에는 보석 장식을 곁들인 파격적 제품도 선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금까지 국내외에 여성 전용폰을 2백40만대나 팔았다. 남녀 구분 없이 사용되던 휴대폰 시장에서 화장품 케이스를 연상시키는 '애니콜 드라마'를 개발한 데 이어 여성 전용 콘텐츠를 대폭 강화하며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자연주기법으로 배란일을 알 수 있는 '핑크 스케줄' 기능과 칼로리 계산,비만 체크를 할 수 있는 기능을 도입했다. 또 무선 인터넷으로 여성 사이트에 연결해 버튼 하나로 요리나 쇼핑 등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했다. 쇼핑할 때 계산해주는 쇼핑리스트 기능과 시장을 볼 때 미리 살 품목을 저장할 수 있는 시장보기 기능도 있다. 원하는 번호만 받는 수신거부 기능은 물론 자동응답 메시지를 활용해 스토커를 퇴치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여성의 필수품인 손거울 기능을 강화한 거울폰(모델명 SCH-E130)도 선보였다. 거울보기 버튼을 누르면 액정화면을 거울로 사용할 수 있다. 이달초에는 액정화면 테두리에 큐빅 32개를 박은 여성용 패션폰(SCH-E135)을 출시했다. 유명 장신구 업체인 스와로프스키(Swarovski)의 자회사 시그니티(Signity)의 큐빅을 사용했다. 이 회사는 올해 싱가포르를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 큐빅 장식의 여성전용 폰을 수출했으며 유럽 시장에도 내놓을 예정이다. LG전자도 여성폰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휴대폰 내수시장이 위축된 올해 1·4분기에만 20만대 이상이 팔려 효자상품 반열에 올랐다. 이 회사는 신용카드 통장 가족·친구 정보 등 개인 비밀정보를 암호화해 하나의 폴더로 관리할 수 있는 여성전용 휴대폰(LG-SD1600L)을 선보였다. 각종 개인 정보를 특정 폴더에 담아 미리 설정한 비밀번호를 입력해야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 휴대폰도 액정화면을 거울로 활용할 수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내수경기 위축으로 휴대폰 시장규모가 줄어드는 추세이지만 패션 기능을 대폭 강화한 여성 전용폰은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며 "신규 모델을 지속적으로 내놓아 전체 매출의 10% 이상을 여성 폰으로 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