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공제회가 건설 및 금융부문에 진출한 데 이어 제조업체인 금호타이어까지 인수,막강한 자금력을 다시 한 번 과시했다. 군인공제회는 군인과 군무원의 생활안정과 복지사업을 위해 지난 84년 발족된 사단법인.작년 말 기준으로 회원(현역군인과 군무원)은 14만여명,보유자산은 3조4천6백억원 규모다. 당장 동원할 수 있는 현금만도 1조원을 넘어 금융시장에서는 이미 '큰손'으로 잘 알려져 있다. 공제회 관계자는 금호타이어 인수와 관련,"금융사업 부문의 수익률이 저조하고 건설경기가 위축된 상황에서 수익성이 충분하다고 판단되는 타이어사업에 뛰어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타이어사업은 다른 공제사업과 마찬가지로 철저하게 소유와 경영을 분리해 펼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제회는 금호타이어 인수로 보유사업체 수를 10개로 늘리게 됐다. 군인공제회는 일반인에게는 다소 생소하지만 연기금 가운데서도 '알짜 경영'을 하는 곳으로 소문나 있다. '19년 연속 흑자'라는 성적표가 공제회의 실적을 잘 말해준다. 공제회는 과거엔 안정적인 군납만으로도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하지만 군납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공제회는 새로운 수익원을 찾았다. '안정성과 과감성'을 내세워 금융과 건설 등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것.일반인에게도 잘 알려진 '경희궁의 아침' '여의도 리첸시아' '서초동 슈퍼빌' 등이 바로 공제회의 주상복합아파트 히트작품이다. 부동산신탁업에 진출하기 위해 대한토지신탁까지 인수했다. 경남리스와 한국캐피털을 인수해 금융 부문도 갖춰 웬만한 중견그룹 형태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특이한 것은 부동산 사업이 많은 만큼 자체적인 건설회사를 보유할 만도 하지만 시공은 모두 아웃소싱하고 있다는 점.불경기엔 건설사 경영이 짐이 될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달 취임한 육군 중장 출신의 김승광 이사장은 "수익 창출을 극대화해 손색없는 일류기업으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공제회엔 과거 공병 병참 부문 등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엘리트 직원들이 많아 대기업 못지 않은 맨파워도 갖췄다. 해외 유학경험까지 갖춘 이들은 각 분야의 전문지식과 함께 사회 곳곳에 흩어져 있는 군 출신 네트워크를 이뤄 뛰어난 사업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국방부 감사원 등의 정기 감사로 내실경영의 기틀까지 닦았다. 군인공제회가 금호타이어 인수 이후 어떤 사업에 또 손을 댈지,금융계와 재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정구학 기자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