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적이기로 소문난 일본 대기업에서 임원을 거치지 않은 50대 초반의 부장이 사장으로 발탁돼 화제다. 오사카에 본사를 둔 대형백화점 '다이마루'는 오쿠다 쓰토무 사장을 회장으로 추대하는 한편 올해 52세의 야마모토 료이치 상품네트워크 추진본부장을 신임 사장으로 17일 선임했다. 야마모토 신임 사장은 상품기획 등 영업 관련부서에서 잔뼈가 굵은 영업통으로,12명의 임원과 입사선배를 제치고 단숨에 사장 자리에 올랐다. 백화점뿐 아니라 상장기업에서 임원 경력을 쌓지 않고 사장으로 직행한 사례는 일본에서 극히 드문 일이다. 다이마루가 깜짝쇼에 가까울 정도의 서열파괴 인사를 단행한 것은 영업 일선에 새 바람을 불어 넣고 사내 분위기와 조직을 혁신하기 위한 포석으로 알려졌다. 장기불황으로 백화점업계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젊은 사장의 추진력과 아이디어를 앞세워 돌파구를 찾겠다는 전략이다. 메이지대학 출신의 야마모토 신임사장은 대학시절 농구선수로 활약하며 주장까지 지냈다. 1920년에 설립된 다이마루는 2002년 3월 결산에서 8천1백6억엔의 매출을 올린 일본 백화점업계의 '빅3'중 하나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