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패션은 수년째 계속해온 프로골프대회 후원을 올해부터 중단키로 했다. 그 대신 2001년에 시작한 아마추어골프대회에 더 많이 투자하기로 했다. 아마추어골프대회를 개최(5억원)하는 것이 프로골프대회를 후원(8억원)하는 것보다 비용이 적게 들면서도 고객확보나 홍보 측면에서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위스키업체인 하이스코트도 위스키 소비층이 골프층과 일치한다는 분석에 따라 올해 아마추어골프대회를 신설,자사의 신제품인 랜슬럿 알리기에 나섰다. 아마추어 골프인구가 2백50만∼3백만명에 육박하면서 이들을 대상으로 한 기업들의 골프마케팅이 붐을 이루고 있다. 골프대회를 직접 개최하는 것은 물론이고 골프대회에 고가 경품을 후원하거나 광고를 내는 기업이 늘고 있다. 대회 주최도 골프 업종 위주에서 벗어나 위스키 신용카드 음료 등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소비자를 대상으로 국내에서 열리는 아마추어 골프대회는 2000년부터 늘어나기 시작해 지난 3월말 현재 40개에 달한다. 이중 랜슬럿배 아마추어 골프대회,LG카드 아마추어최강전,해태음료배 아마추어 여성골프대회,태평양 설록차배 아마추어대회,이동수패션배 아마추어대회,닥스 아마추어최강전,미즈노배 전국대회가 대표적인 대회로 꼽힌다. LG패션은 올해 과감하게 프로골프대회를 접고 '닥스배 아마추어 골프 최강전'을 더욱 알차게 개최하기로 했다. 프로대회가 비용에 비해 효과가 적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아마추어대회를 열면 고객 리스트를 직접 확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입소문 덕에 브랜드 인지도를 즉각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LG패션은 아마추어대회에 5억원을 들이면 10배 정도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자체 분석하고 있다. 대회는 오는 5월12일부터 10월까지 서울 영남 호남 강원 경기 충청 등에서 열린다. 아마추어골퍼는 누구가 대회 참가를 신청할 수 있다. '2003 랜슬럿배 아마추어 골프대회'는 하이트맥주 계열 하이스코트가 올해 처음으로 개최하는 대회. 하이스코트는 골퍼들이 위스키의 주소비층이라는 소비자 분석에 따라 위스키 신제품 '랜슬럿' 출시에 맞춰 대회를 기획했다. 아마추어 골퍼들의 입소문을 겨냥한 이 대회는 서울은 물론 경기·강원,대구·경북 등 전국 8개 지역에서 예선전을 벌인다. 김정수 마케팅 부장은 "위스키 소비층인 골퍼들에게 랜슬럿을 알리는 것이 주목적"이라며 "4억원의 예산이 제값을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LG카드도 전국 규모의 아마추어 대회를 열고 있다. 이 회사는 소득 수준이 높은 골퍼들이 잠재 VIP고객이라는 분석에 따라 지난해 대회를 창설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대회 후 골퍼들의 LG카드 인지도가 크게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해태음료는 음료의 주소비층의 하나인 여성을 타깃으로 '썬키스트배 아마추어 여성 골프대회'를 열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가 두번째다. 해태음료는 주스를 선택하는 콘택트 포인트가 중상층 여성이라는 소비자조사에 따라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특히 박세리 박지은 등 여성골퍼가 맹활약한 이후 마케팅 효과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대회를 직접 개최하는 것 외에 고가 경품 후원 등을 통해 골프 마케팅에 적극 나서는 업체들도 있다.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도요타 BMW 등 굵직굵직한 자동차 회사들은 자동차를 대회 경품으로 제공,고소득층인 골퍼들을 노리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랜슬럿대회와 닥스최강전에 뉴EF쏘나타 싼타페골드 등을 후원했다. 기아자동차는 설록차배 대회에 리오와 옴티마를,도요타는 LG카드배와 닥스배에 렉서스를 경품으로 내놨다. BMW는 LG생활건강의 '더 후'배에 자사 자동차를 지원했다. 이밖에 BMW와 벤츠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직접 골프대회를 열고 있다. 고기완·김혜수·강동균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