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는 가치를 상실한 이라크 `디나르'화를 달러화로 대체키 위한 임시변통책을 강구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넷판이 16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라크 재건임무를 맡은 미 관리들이 민간소요를 진정시키고 혼란에 빠진 경제를 안정시키기 위해 수십만명에 이르는 이라크 공무원들의 봉급을 `디나르'화 대신 소액권 달러화로 지급키로 했다고 전했다. 미 관리들은 이번주말께 달러화로 봉급지급이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이 신문은 말했다. 달러화 사용은 특히 이라크 은행 약탈사태와 대규모 위폐 범죄에 대응하는 수단으로 검토되고 있다고 이 신문은 강조했다. 이렇게 되면 일시적으로나마 미 달러화가 사실상 이라크 공식통화로서의 지위를 갖게 됨으로써 아랍세계안에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이는 미국이 초기단계부터 전후의 이라크를 장악코자 한다는 우려가 팽배한 아랍세계에 정치적 반발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이 신문은 미 관리들이 이라크 재무부 및 체신부 관리들과 적절한 임금 수준 산정작업을 벌이고 있다며 이라크 근로자들에게는 우선 1달러 및 5달러짜리 지폐로 각기 20달러씩의 급여가 지급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담 후세인 정권은 임금 및 가격을 엄격히 통제해왔기 때문에 미 관리들이 초기단계에서 임금수준을 지나치게 높게 잡으면 연 70%선에 이르는 이라크의 인플레가 악화될 수도 있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이 신문은 미화 20달러 정도면 이라크에서는 큰 돈이라며 학위를 갖고 있는 중간급 석유화학 전문가의 월급이 이라크 중부 및 남부지역에서 50달러선이라고 설명했다. 이 신문은 이라크 공무원들에 지급될 봉급은 미국이 최근 몰수한 이라크내 후세인 정권 자산 17억달러에서 충당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그러나 이라크 공식통화를 어떤 걸로 할지 공식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이 신문은 전했다. 미 재무부 관리는 "이라크 국민이 그들의 통화를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신문은 공식통화 선택은 이라크의 새 정권이 내려야 할 가장 중대한 경제적 결정 가운데 하나라며 이는 새 정부의 상징물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향후 투자향배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점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라크에는 후세인 정권 이전에 나온 `스위스 디나르'라는 별칭의 디나르화와 후세인의 얼굴이 들어간 `사담 디나르' 등 2가지 화폐가 통용되고 있다. `스위스 디나르'는 스위스의 높은 금융신용도를 빗대어 부쳐진 이름인데 쿠르드족이 거주하는이라크 북부지역에서 사용된다. 한편 은행 약탈행위가 진정되면서 `사담 디나르' 소액권은 지난 15일 바스라에서 달러당 2천800디나르선에 거래됐다. 며칠전만 해도 고액권의 경우 달러당 1만6천디나르로 폭락했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 재무부 관리들이 새 이라크 정부가 들어서면 공식통화 선택문제를 긴밀히 협의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