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미국의 전초기지 역할을 했던 쿠웨이트에 전후복구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무르익고 있다. 14일 KOTRA에 따르면 쿠웨이트 기업들은 이번 전쟁에서 자국이 전쟁기지를 제공함으로써 미국과 영국 못지 않은 역할을 했다는 판단에 따라 복구사업이 본격화되면큰 몫을 챙길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일부 기업들은 이미 미군당국과 물품공급 계약을 잇따라 체결하거나 프로젝트 수주를 추진중이라고 KOTRA는 전했다. 알 미르(Al-Meer)사는 이라크 남부의 루메일라 유전지대 정유공장 보수사업에참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동업자 물색을 위해 지난 2월 서울에서 열린 KOTRA의 `프리미엄 코리아' 행사에도 다녀갔다. 에사 후세인 알 유스피(Essa Hussain Al-Yousfi)사는 이라크 바스라지역에 에어컨 2만5천대를 공급하기로 미군과 계약을 맺었다. 알 아흘리아(Al-Ahlia) 일렉트로닉사는 전선, 램프 등 각종 전기용품 구매계약을 체결했고, 알 두이즈(Al-Duij)사도 바스라 인근 포로수용소 설립에 필요한 300만달러 상당의 카펫 공급계약을 추진중이다. 난민 구호를 위해 쿠웨이트에서 이라크 남부 움카스르 지역까지 설치된 식수관설치공사에 파이프를 납품한 하마드 알 하마드(Hamad Al-Hamad)사는 전후 오일 수송용 파이프라인 설치에 필요한 제품도 계속 공급하게 됐다. KOTRA 관계자는 "쿠웨이트 기업들은 전쟁 과정에서 자신들의 역할과 지리적 이점 등을 내세워 복구사업에 대한 기대감으로 한껏 들떠 있다"며 "그러나 아직 참여할 프로젝트가 확정되지 않아 복구사업 참여가 구체화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OTRA는 바그다드무역관이 입주해 있는 한국대사관 건물의 약탈과 관련, "무역관 현지직원과 접촉을 시도중이지만 통신두절로 교신이 안되고 있다"며 "차량과위성전화기, 전산장비 등 거의 모든 비품을 약탈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공병설기자 kong@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