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전직원이 품질전문가가 돼야 한다." 오명 신품질포럼 신임 위원장의 말이다. 아주대 총장이기도 한 오 위원장이 지난 2월 조순 초대위원장(전 경제부총리)의 뒤를 이어 신품질포럼 위원장을 맡은 것은 신품질포럼이 내세우는 '신품질' 철학이 자신의 지론과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오 위원장은 1980년 체신부(현 정보통신부) 차관 시절 직원들에게 숙제를 내주는 것으로 유명했다. '체신부의 장기 비전을 세우는 것은 장·차관만의 과제가 아니라 모든 직원들의 과제'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체신부 장관과 건설교통부 장관,동아일보 회장을 거치면서도 이 지론은 변하지 않았다. 최근 만든 아주대학교의 장기발전 계획인 '아주비전' 역시 교수대표 교직원 학생회 등과 함께 완성한 것이다. "GE 같은 선진기업을 방문했을 때 제품보다는 기업문화를 자랑하는 모습에 감명받았습니다.세계적인 기업으로 발전하게 된 배경에는 전사적인 품질문화가 있었던 거죠." 오 위원장은 국내 기업들도 최고경영자부터 품질혁신정신으로 무장하는 풍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또 이번에 참여하게 된 신품질포럼이 품질경영을 확산시키고 우리나라의 기업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신품질포럼의 역할은 산업계가 스스로 품질 혁신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도록 체계적인 지원을 하는 것입니다.앞으로 선진국의 품질경영 모델을 연구해 국내에 도입하고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제시할 것입니다." 오 총장이 신품질포럼 위원장직을 맡게 된 것은 국내 산·학계 리더들이 결집된 민간단체라는 점에 끌렸기 때문이다. 아주대 총장 외에 엔지니어스클럽 회장,그린패밀리 운동연합회장 등을 맡아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지만 포럼의 순수성과 평소 품질경영에 대한 관심에 선뜻 위원장직을 수락했다. 그는 "포럼 회원들은 국내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소명의식으로 모인 사람들"이라며 "나도 이름만 빌려주고 뒷짐지는 위원장으로 남진 않겠다"고 강조했다. 오 위원장은 오는 5월 열리는 '신품질 컨벤션' 행사 준비에 집중할 생각이다. 특히 신품질을 보급하기 위해 최근 발간한 신품질 실천가이던스의 보급을 확대하고 컨벤션 때 시상하는 '신품질 대상'의 심사에 엄격성과 공정성을 기할 방침이다. 오 위원장은 "신품질 컨벤션에서는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 일본의 품질 전문가들을 초청해 해외의 품질경영 성공사례를 발표하는 자리를 가질 것"이라며 "국내외 품질 경쟁력의 현주소를 파악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