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의 외자유치 계획은 현재의 지배주주를 위해 수립됐다고 본다. 해외투자자와 진로간에 모종의 관계가 있을지 모른다는 우려도 있다." 화의절차가 진행중인 진로에 대해 최근 법정관리를 신청,파문을 일으킨 골드만삭스 아시아지역 책임자가 11일 한국경제신문과 단독 인터뷰를 갖고 진로의 외자유치 계획을 맹비난했다. 다음은 진로 사태를 총괄하고 있는 홍콩 소재 골드만삭스 아시아의 제이슨 메이나드(Jason Maynard) 대표(Executive Director)와의 e메일 인터뷰 내용이다. -진로의 외자유치를 반대하고 법정관리를 신청한 이유는 무엇인가. "가장 큰 이유는 진로를 공정하고 투명한 구조조정 과정에 노출시키기 위해서다. 그렇게 해야 모든 채권자들에게 이익이 된다. 진로가 제안한 외자유치 계획에는 결함이 있다. 우리는 외자유치 계획이 현재의 지배주주들을 위해 수립됐다고 본다. 법원이 주도하는 기업구조조정은 가장 투명하고 높은 채권회수율을 보장해줄 것으로 믿는다. 진로의 태도를 보건대 그 투자자와 진로간에 모종의 관계가 있을지 모른다는 우려도 있다." -진로는 외자를 유치하면 채권자들이 유리하게 채권을 상환받을 수 있다고 한국 채권단을 설득하고 있는데. "현재로선 법정관리를 통한 구조조정이 해답이다. 진로가 제안한 계획안은 투명성이 부족하다. 우리는 진로가 약속한 것을 실현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번 법정관리 신청은 골드만삭스가 채권을 유리하게 상환받기 위한 일시적인 압박수단이라는 분석도 있다. "우리는 진로가 제안한 구조조정계획이 기업가치 측면에서 매우 파괴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진로를 보다 투명한 구조조정 절차에 노출시키고 싶을 따름이다." -채권을 상환받아야 하는 골드만삭스도 외자유치에 협조해야 하는 것 아닌가. "1조6백억원의 해외투자자금이 진로를 살릴 수 있다고 보지 않는다. 진로의 계획에는 매우 심각한 문제가 있다. 적정 수준의 투명한 절차가 없다면 진실이 무엇인지,진짜 문제가 무엇인지 알아낼 수 없다." -진로의 기업가치가 얼마나 된다고 보는가. "진로가 평가하는 기업가치는 우리가 평가하는 기업가치의 절반에 불과하다. 진로는 1조6백억원이라고 주장하지만 우리가 평가하기로는 1조9천억∼2조4천억원쯤 된다. 결국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절반의 기업가치는 현재의 지배주주들에게 이익으로 돌아갈 수 있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