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안으로 모두 퇴역하는 세계 최초이자 유일한초음속 여객기인 콩코드(concorde)기는 '가장 안전하다'는 평가에도 불구, 지난 2000년 7월 연료탱크 화재로 인한 추락사고의 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한 채 퇴출의 운명을 맞았다. 프랑스와 영국은 1956년 초음속 여객기 개발에 관한 독자적인 연구에 착수했으나 비행기의 디자인과 기능 등이 유사한 모델을 내놓으면서 1962년 공동개발에 착수,1969년 시제품을 만들어냈다. 그뒤 7년간의 시험운항을 거쳐 76년부터 상용화된 콩코드는 에어 프랑스와 브리티시 에어웨이스가 각각 6대와 7대를 보유한 채 전 좌석모두 '1등석'으로만 운영돼왔다. 샤를 드골 전 프랑스 대통령은 비행기의 명칭을 처음엔 화합과 일치를 뜻하는 `콩코드(Concord)'로 명명했으나 토니 벤 전 영국 기술장관의 제의로 `뛰어난 성능(Excellence)'과 영국(England)' 또는 `유럽(Europe)', `항공협력(Entente)' 등을 의미하는 알파벳 `e'를 `Concord'에 추가시켜 오늘에 이르렀다. 전장 62m와 길이 25m의 삼각형 날개에 4개의 롤스 로이스 및 스넥마 올림포스제 고성능 엔진을 장착, 고도 1만5천∼1만8천m 상공에서 마하 2.04(시속 1천370㎞)의 속도로 대서양을 3시간 남짓만에 횡단하는 콩코드는 최대 144명의 승객을 태울수 있으나 항공사들은 실제 승객수를 100명으로 제한해왔다. 일반 여객기는 대서양횡단에 보통 8시간이 걸린다. 특히 파리와 런던쪽에서 뉴욕을 향해 출발할 경우 이들 지역간 5시간의 시차를완전히 상쇄하면서 승객들에게 충분한 `여유시간'을 주기 때문에 `태양의 일주에 앞서는 여객기'라는 인식을 심어주었다. 이처럼 화려한 수식어에도 불구하고 콩코드의 항공요금은 일반 여객기 요금에비해 훨씬 비싸 파리-뉴욕 및 런던-뉴욕간 요금이 각각 9천달러, 9천850달러에 이르면서 항공사들에는 공식취항 이후 지금까지 적자를 안겨주었다. 따라서 콩코드는 영국과 프랑스의 항공협력의 현주소를 상징한 채 주로 부유층과 유명인사, 일류급 운동선수들이 애용하는 고급 여객기로 인식돼왔다. 러시아도 이에 자극을 받아 초음속 여객기인 투포레프 TU-144 개발에 착수했으나 실패했고, 미국의 보잉과 맥도널 더글러스 역시 합작사업에 나섰지만 아직 이렇다할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어쨌든 콩코드는 첫 취항 이후 지금까지 가장 빠르고 안전하며, 비싸지만 우아하고 귀족적이라는 찬사에도 불구하고 추락사고의 후유증과 대중화 실패의 부작용을극복하지 못한 채 `차세대 여객기'에 바통을 넘겨주게 됐다. (파리.런던 AFP.dpa=연합뉴스) bigpen@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