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바그다드 점령으로 이라크 전쟁이 사실상 종결되자 '전후 특수'를 기대한 국내 기업들은 복구사업 참여 전략 마련에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관련 정부부처들과 경제단체들도 현지에 시장조사단을 파견키로 하는 등 지원책 마련에 나섰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건설업체들은 미·영계 건설회사와의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등 대규모 복구공사 참여를 위한 밑그림 짜기에 나섰다. 현대건설은 일찍부터 벡텔 등 미국 기업과 공동으로 전후 이라크복구 시장에 들어가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현대건설은 전문인력 10여명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이라크전이 종결되는 대로 바그다드 지사를 재운영하기로 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도 이라크 신정부가 복구사업을 위한 마스터 플랜을 내놓기까지는 앞으로도 6개월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전후 복구사업 규모와 종류를 파악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SK건설은 쿠웨이트 공사현장 근무인력 가운데 일부를 복귀시켰으며 LG건설은 쿠웨이트 MAB 정유공장 발주처와 공사 재개를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대우상용차는 전후 복구과정에서 건설장비인 5t 이상의 대형트럭 특수를 예상,대응책 마련에 들어갔다. 대우상용차 관계자는 "이라크 수입품목 및 자금 지출에 대해 승인권을 갖고 있는 유엔이 최근 납기 등을 문의해 오고 있다"며 "전후 유엔이 실시할 대형트럭 공개입찰에 대비해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상용차는 대우인터내셔널을 통해 중동 지역에 대형 트럭을 수출하고 있으며 지난해 판매실적은 1백50대였다. 현대차는 중동지역 현지 판매법인과의 긴밀한 연락을 통해 전후 복구 참여 대책을 마련중이다. 전자업계는 휴대폰과 에어컨 등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중동지역에 총 50만대의 에어컨을 판매한 LG전자는 에어컨의 경우 올해 지난해 대비 20% 이상 판매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제단체와 정부기관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해외건설협회 대한석유협회 등 관련 기관과 함께 곧 합동회의를 열고 이라크 재건 계획 참여를 논의할 예정이다. 전경련은 회의를 통해 각 기업이나 단체들이 추진하는 전후복구사업 내용을 점검,중복되는 부분을 조율해 과당경쟁을 막는 등 효율적인 사업 참여를 위한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KOTRA도 우리 기업들이 전후 이라크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오는 6월께 서울에서 이라크 등 중동의 유력 바이어를 초청해 '이라크 전후복구 구매상담회'를 개최한다.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건설교통부는 내달초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 중동지역에 민·관 합동으로 시장조사단을 파견해 현지 상황을 점검키로 했다. 6월초에는 최종찬 건교부 장관이 이 지역을 방문,우리 업체들의 수주활동을 지원할 예정이다. 산업자원부 역시 윤진식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대중동 플랜트 수주단을 오는 29일부터 내달 7일까지 이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오만 등 중동 지역에 파견할 계획이다. 산자부는 소프트웨어 통신기기 등 국내 정보통신기업의 현지 수출상담회도 병행 추진하는 방안을 구상중이다. 김미리 기자 mi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