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시장은 9일(이하 현지시간)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정권이 사실상 붕괴된 것으로 관측되는데 대해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미국과 유럽의 주식시장은 미국과 영국 연합군이 금주초 확실한 승기를 잡은 것으로 보인 상황에서 이미 상승세를 타 정작 바그다드 `함락' 소식에는 소폭의 추가상승만 이뤄졌다. 달러 역시 혼조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유로에 대해서는 이날 가치가 떨어졌다.유가 및 채권 시세도 이렇다할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금융시장이 이처럼 `후세인 붕괴' 변수에 큰 반응을 보이지 않는데 대해 "전쟁 후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 것이냐가 현재로선 최대의 관심사"라면서 "전쟁 와중에 도외시돼온 경제 펀더멘털 쪽으로 다시 비중이 주어지기 시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JP 모건의 유럽증시분석 책임자 니겔 코비는 "사담(후세인)이 체포됐다거나 사망했다는 확실한 뉴스가 나와야 시장이 반응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설사 그런 상황이 돼도 시장이 크게 동요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추이를 시사하는 거시경제 쪽에 갈수록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욕과 유럽의 주요 증시들은 후세인의 동상이 끌어내려지는 극적인 화면이 전세계에 방영됐음에도 불구하고 이날 상승이 0.1-0.3% 수준에서 그치는 제한적인 반응을 보였다. 아시아 증시의 경우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타격이 가중되면서 도쿄와 홍콩의 지수들은 오히려 0.9%와 1.9% 하락했다. 유가는 `종전' 변수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움직임이 상쇄되면서 유종별로 가격이 오르고 내리는 혼조세를 보였다. OPEC는 오는 24일 빈에서 소집하는 특별 각료회담에서 산유량을 줄일 움직임을 구체화하고 있다. 코메르츠방크의 데이비드 토머스 연구원은 "OPEC가 이번 회동에서 공식 산유쿼터를 줄이거나 아니면 쿼터를 엄격히 준수키로 결정할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해산 브렌트유 5월 인도분은 9일 런던에서 8센트 올라 배럴당 24.65달러에 장후반 거래가 이뤄졌다. 반면 뉴욕시장의 서부텍사스중질유는 이날 장초반 21센트가 떨어진 27.88달러에 거래됐다. 외환시장도 크게 동요하지 않는 상황에서 혼조세를 보였다. 유로의 대달러 환율은 뉴욕시장 장후반에 1.0709달러로 전날보다 약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엔화에 대한 달러 가치는 달러당 120.47엔으로 전날보다 소폭 상승했다. 금시장의 경우 런던에서 온스당 1달러가 뛴 323.75달러에 거래가 종료됐다. 채권은 10년 만기 독일국채 수익률이 0.02%포인트 하락해 4.19%를 기록했다. 채권 가격은 수익률과 반대로 간다. (런던 AF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