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신보험을 아는 사람은 많지만 정기보험을 아는 사람은 의외로 드물다. 정기보험의 뿌리는 종신보험이다. 그래서 많은 부분 종신보험과 흡사하다. 종신보험처럼 사망원인에 관계없이 고액의 보험금을 지급한다. 정기보험은 종신보험에 가입하고 싶은데 보험료가 부담스러운 사람들을 대상으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 '종신보험의 틈새상품'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 정기보험의 특징 =정기(定期)보험이란 글자 그대로 '기간이 정해져 있다'는 뜻을 갖고 있다. 종신보험이 '종신토록 보장이 되는 상품'이라면 정기보험은 꼭 필요한 기간을 정해서 그 기간만 집중 보장을 받는 상품이다. 물론 그 기간이 지나면 보험의 효력이 없어진다. 따라서 당연히 보험료도 비슷한 조건의 종신보험보다 저렴하다. 종신보험은 미리 정한 사망보험금을 언젠가는 반드시 받게 돼 있지만 정기보험은 보험기간이 만료될 때까지 생존해 있으면 보험금을 탈 수 없다. 전문가들은 종신보험에 가입하고 싶지만 당장 돈 문제로 고민되면 정기보험 가입을 권한다. 저렴한 보험료로 일정기간 종신보험 성격의 보장을 받은 뒤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기면 중간에 종신보험으로 전환할 수 있게 꾸며진 정기보험 상품이 많기 때문이다. 또 종신보험으로 전환할 때 피보험자의 건강상태, 즉 보험 적격 여부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예컨대 암(癌) 진단을 받은 상태에서도 종신보험으로 전환해 평생 보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 보험료와 유의사항 =정기보험 가입자가 매달 부담하는 보험료는 종신보험보다 훨씬 싸다. 예컨대 사망시 보험금 1억원을 받는 것을 기준으로 하면 월 보험료는 대개 4만∼7만원 정도다. 이는 종신보험의 거의 절반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가입연령은 15∼60세가 많고 65세까지 늘린 보험사도 있다. 보험보장 기간은 보통 5년에서 10,15,20년 등으로 다양한데 보험기간이 길수록 보험료가 비싸진다. 보험가입 한도는 10억원 이상까지 가입할 수 있는 곳도 있지만 회사별 차이가 크다. 또 회사마다 연령대별 가격메리트가 다르며 보장내용에서도 일부 차이가 난다. 정기보험에 가입할 때엔 불필요한 특약은 추가하지 않는게 좋다. 특약이 많아질수록 보험료 부담이 늘기 때문에 본인에게 필요한 특약이 뭔지를 꼼꼼히 살필 필요가 있다. 또 정기보험의 보험가입기간은 자녀의 나이를 감안하는게 바람직하다. 보험전문가들은 자녀가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나이가 대략 20대 후반, 30세 정도로 볼 때 자녀 나이가 10세이면 20년 만기, 20세이면 10년 만기 정도로 가입기간을 정하는게 현실적이라고 한다. ◆ 상품 판매현황 =현재 정기보험을 판매중인 생보사는 12개사이다. 푸르덴셜생명은 1991년부터 정기보험을 종신보험의 틈새상품으로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최근에도 매월 신계약의 6%가량을 점하고 있을 정도로 꾸준하게 팔리고 있다는게 회사측 설명이다. 삼성생명이 판매중인 '삼성 정기보험'은 건강우대특약, 선지급서비스 특약을 부가할 수 있다. 동부생명의 '베스트 정기보험'은 20,30대를 겨냥해 상품을 설계한 점이 눈에 띈다. 메트라이프생명은 사망 또는 1급 장해시 최고 10억원까지 보장하고 5인 이상 단체가 가입할 때엔 보험료 할인혜택을 주는 정기보험을 팔고 있다. 동양생명은 2,3급 장해시 이후의 보험료 납입을 면제해 주는 '골든라이프정기보험'을 취급하고 있다. 흥국생명의 '원더풀정기보험'은 5년만기 자동갱신부터 80세만기까지 보험기간을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는게 장점이다. 또 금호생명의 '퍼펙트정기보험'은 보험기간이 끝날 때까지 생존해 있으면 생존 축하금을 지급한다. ING생명은 활동시기에 따라 보험금을 체증지급하는 '다이렉트 정기보험'을 텔레마케팅 전용상품으로 판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