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정부가 자동차 부품에 대한 수입관세를 오는 7월1일부터 인상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담코(GM대우자동차 현지법인),도요타, 포드 등 현지 진출 외국조립업체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비담코 등 11개 외국조립업체를 회원사로 둔 베트남자동차제조업협회(VAMA) 관계자는 베트남 정부가 상향 조정한 자동차 부품 수입관세율을 오는 7월1일부터 시행할 방침인 것으로 안다고 7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베트남 정부가 당초 이달 1일자로 현행 20%인 관세율을 30%로 10%포인트 인상해 시행할 방침이었으나 VAMA 회원사들의 철수 경고 등 강력한 반발에부딪혀 아세안자유무역협정(AFTA) 관세 인하가 시작되는 오는 7월1일로 늦추기로 내부방침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기준으로 2만6천대 수준에 불과한 열악한 내수시장 환경을 고려할때 수입부품 관세를 50%까지 올리면 지금도 외국보다 배 가까이 비싼 자동차 소매가격을 15%나 올리는 것과 마찬가지"라면서 "이 경우 자동차 판매량이 지금의 절반 이하로 떨어져 조립업체들의 채산성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비담코의 한 관계자도 "제조업체가 부품생산업체들을 베트남으로 유치하기 위해서는 내수시장이 최소 연간 30만대 수준이 되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면서 "그런데도 오는 2005년까지 부품에 대한 수입관세율을 다시 50%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어 빠르면 올 연말부터 철수하는 업체들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 미 무역대표부(USTR)의 존 헌츠만 부대표는 지난달 하노이에서 열린미상공회의소 연례모임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수억달러씩을 투자해 베트남에 조립라인을 운영하고 있는 외국업체들은 상황 악화에 따라 점점 더 철수의 유혹을 느끼고 있다"면서 베트남 정부에 수입자동차부품 관세를 재조정해줄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당 티 빙 안 관세청 차장은 최근 경제전문지 '베트남 인베스브먼트 리뷰'지와의 회견에서 자동차 부품 수입관세 인상시기는 아직 정확히 정해지지 않았지만수개월 뒤에 확정될 정부 결정에 달려 있다고 밝혀 7월1일 인상 시행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앞서 베트남 정부는 지난해말 VAMA와의 사전협의없이 올해 1월1일부터 자동차부품 수입관세를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가 강력한 반발에 부딪히자 시행을 연기했었다. (하노이=연합뉴스) 김선한 특파원 s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