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초 미군과 영국 연합군은 바그다드로부터 60마일 떨어진 곳에서 전투를 시작했다. 금요일 저녁에는 바그다드외곽까지 진격했다. 한주간 진격거리는 60마일. 이 기간중 다우지수는 132포인트 가량 올랐다. 1마일 진격당 2포인트 조금넘게 오른 셈이다. 연합군의 승전보가 이어지면서 다우는 1.6% 오른 8,277.15을 기록했고 S&P500지수도 1.78% 상승한 878.85를 보였다. 나스닥도 1,383.51로 1.02% 덧붙였다. 월가의 전문가들은 이번주도 증시의 향방은 이라크의 전황에 비례할 것이라는데 의견의 일치를 보고 있다. 바그다드 시가전에서 미국에 좋은 소식이 들려오면 주가가 오르고 그렇지 못하면 내릴 것이란 정말 단순한 분석이다. 그러나 비례의 '기울기'는 지금까지와는 많이 차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주까지는 전황이 좋으면 급등하고 나쁘면 급락했으나 앞으로는 전황이 좋다해도 무조건 급등하지는 못할 것이란 관측이다. 부진한 경제가 발목을 잡고 있는 탓이다. 이런 양상은 이미 지난 금요일(4일)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미군이 중요한 거점중 하나인 사담국제공항을 장악하며 바그다드의 코앞에까지 진격했으나 다우의 상승폭은 0.45%에 그쳤다. 나스닥은 그나마 0.94% 하락하기도 했다. 4일 증시부진의 이유는 예상보다 급증한 실업자수와 기업들의 저조한 수익발표때문이었다. 3월중에 예상보다 훨씬 많은 10만8천명이 직장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고 굴지의 소프트웨어 메이커인 피플소프트가 '전쟁의 수요가 감소해 수익이 줄어들었다'는 발표로 무려 10% 가까이 폭락했다. 피플소프트의 수익하락발표는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인텔등 주요 기술주들의 동반하락을 가져왔다. 이번주에 기업들의 1분기 수익발표가 쏟아져나오기 시작하지만 상황은 그렇게 밝지 않은 편이다. 기업수익추정기관인 톰슨파이낸셜은 S&P500대 기업의 1분기 수익이 전년동기대비 8.7% 올라갈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전쟁으로 인한 유가급등 특수를 누린 에너지업체들을 제외하면 상승폭은 4%선에 머물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실제 지난 금요일 장이 끝난뒤에 수익을 발표한 세계최대 알루미늄회사는 이미 1분기 수익이 주당 17센트로 예상(19센트)에 미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야후(수) 주니퍼네트워크스 다우존스(목) GE(금)등 수익발표는 시장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기업수익외에 핵심적인 경제지표발표도 예상되어 있다. 월가에서 주목하는 지표는 금요일 발표예정인 소매동향. 전쟁기간중의 소비동향을 알수 있기 때문이다. 낙관보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탓인지 전쟁직후 1주일동안 29억 달러 순입됐던 주식펀드자금은 그 다음 1주일간에는 16억달러 빠져나가기도 했다. 의회의 자금지원승인으로 아메리칸에어라인의 모기업인 AMR이 주후반 급등하는등 항공주들이 상승세로 돌아서서 눈길을 끌었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