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으로 불리는 '괴질' 확산으로 아시아 경제가 큰 타격을 받아 올해 역내국 성장률이 최고 1.5%포인트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투자은행 BNP파리바 페레그린은 1일 보고서에서 `괴질'파문으로 "아시아 경제의 양대축인 관광 및 개인소비가 위축되면서 경제성장이 둔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BNP파리바는 한국 등 몇몇 나라의 경우 `괴질' 보다 이라크 전쟁 장기화 우려가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는 더 큰 요인으로 꼽힌다면서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5.1%에서 4.0%로 낮춰잡았다. BNP파리바 보고서는 "SARS 확산으로 역내의 관광 및 연관산업이 상당기간 침체를 겪을 것"이라며 "특히 항공과 호텔,무역,소매,부동산 부문 등의 타격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홍콩 여행사 예약업무의 80%를 대행하는 `아바쿠스'에 따르면 매출이 작년동기보다 3분의 1 가량 줄었다고 이 보고서는 밝혔다. 보고서는 그러나 슈퍼마켓,신문사,TV방송국 등 일부 업종은 `괴질'공포에 따른 여행기피 현상으로 오히려 덕을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관광산업 의존도가 높은 싱가포르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0%에서 2.5%로 1.5%포인트 하향조정하는 등 역내국가 대부분의 성장률 전망치를 낮췄다. 홍콩의 성장률 전망치는 1.5%에서 0.9%, 대만은 4.3%에서 3.9%, 말레이시아는 4.7%에서 4.0%로 각각 내렸다. 또 태국은 4.0%에서 3.5%, 인도네시아는 4.3%에서 3.9%,필리핀은 3.5%에서 3.0%로 하향조정했다. 보고서는 관광산업 의존도가 비교적 낮은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7.4%로 유지하면서 상황이 나빠지면 1.2%에서 1.0%로 낮출 수도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네덜란드의 ABN암로도 `괴질'의 영향을 감안, 홍콩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5%로 0.5%포인트 내렸다. 앞서 도이체방크는 지난주 `괴질'때문에 3.3%로 예측됐던 홍콩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0.4%포인트 낮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홍콩 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