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원하는 중소기업 정보기술(IT)화 사업을 놓고 전사적자원관리(ERP) 업체들 사이에 수주경쟁이 벌어진 초반부터 일부 업체가 독식하는 쏠림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로 인해 덤핑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만개 중기 IT화 사업'을 주도했던 KAT시스템 더존디지털웨어 뉴소프트기술 소프트파워 등은 올해도 접수 시작 한 달동안 전체 계약의 70∼80%로 추산되는 1백67건의 계약을 따냈다. 중기 IT화 사업은 산업자원부가 3백억원의 예산을 들여 국내 중소기업이 ERP를 구축하도록 지원하는 국책사업으로 기업별로 3천만원 한도 내에서 정보화 비용의 절반을 지원한다. 지난해 3백70여개사에 달하는 대량 수주로 덤핑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KAT시스템은 3월 한 달 동안 58개사와 계약(수주금액 48억원)을 맺었다. 지난해 2백70개사로 수주실적 2위를 기록했던 소프트파워는 성도기계 등 39개사(32억원)를 고객으로 확보했다. 뉴소프트기술은 영창악기 등 23개사(20억원)로부터 수주계약을 따냈다. 더존디지털웨어는 47개 업체와 계약을 맺는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수주금액은 22억원으로 평균 수주단가가 5천만원을 밑돈다. 회사측은 전자 의료장비 반도체 레미콘 등 업종별로 ERP를 특화해 단가를 크게 줄였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국하이네트 영림원소프트랩 등은 저조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한국하이네트가 8개 업체(5억원),영림원소프트랩도 8개사(8억원)와 수주계약을 맺는 데 그쳤다. SSG,발해 등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영림원소프트랩 관계자는 "덤핑 수주를 자제하고 수익성에 초점을 맞추는 영업전략을 펴고 있어 수주실적이 저조한 편"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덤핑 논란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덤핑 수주에 따른 IT화 사업의 부실을 막기 위해서는 업체별 수주물량 상한제를 도입하는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