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00660]는 2일 미 상무부가 당초예상치의 2배 가까운 57.37%의 상계관세 예비판정을 내리자 "터무니없는 조치"라고강력히 반발하며 긴급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대응책 수립에 나섰다. 하이닉스는 우의제 사장을 비롯해 임직원 전원이 이날 새벽 예비판정 결과를 전해듣고 아침 일찍 출근, 미국내 태스크포스팀과 국제전화와 e-메일을 통해 예비판정의 배경과 현지 분위기 등을 보고받고 곧바로 대책회의를 소집했다. 국내 및 미국 현지 통상전문 변호사 10여명을 포함해 총 30여명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팀과 본사의 D램 수출 실무진은 이번 예비판정으로 부담해야 할 예치금 규모와 예상되는 수출피해액 등을 분석하는 등 다각적인 대책 마련에 분주했다. 자금팀도 D램 제품에 대한 미국 수출시 당장 납부해야 하는 매달 290억원 가량의 예치금과 관련, 유동성 확보를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등 회사전체가 사실상의 '비상경영' 상태에 돌입한 분위기다. 하이닉스의 한 실무담당 직원은 "예상을 훨씬 초과하는 관세부과 결정으로 지금까지 마련한 대비책의 수정.보완이 필요하다"며 "최종판결에서 관세부과 판정이 뒤집힐 것으로 믿지만 일단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마련에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이닉스 임직원들은 이번 예비판정에 대해 "마이크론과 인피니온 등 경쟁업체들의 하이닉스 죽이기가 시작됐다"며 "내막을 캐보면 그들의 음모가 금방 드러날 것"이라며 우려와 함께 강한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한 임원은 "이번 판정결과는 이달말로 예정된 유럽연합의 예비판정에도 영향을미칠 것이 분명하다"며 "유럽지역에도 비슷한 규모의 관세가 부과된다면 하이닉스로선 막대한 수출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된다"고 걱정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번 예비판정으로 인한 피해 규모가 예상한 것보다는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적 시각도 없지 않다. 하이닉스의 또 다른 임원은 "이번 판정은 하이닉스와 D램 뿐아니라 여타 산업에도 영향을 미쳐 한.미 양국간 통상마찰로 이어질 개연성이 더 크게 우려되는 부분"이라며 "외부에서 걱정하는 만큼 회사에 큰 피해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권혁창기자 faith@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