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쟁에서의 승리 여부와 관계없이 미국 경제의 둔화는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4일 보도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 경제의 가장 큰 문제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연방 재정적자다. 미 정부는 당초 올 재정적자 규모를 3천억달러 정도로 예상했으나, 이라크전쟁 관련 전비를 포함할 경우 4천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재정적자의 이같은 확대는 장기금리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주택융자금리를 올리고 주택시장을 냉각시키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는 분석했다. 아거스 리서치의 아마론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미국인들의 소비위축 현상은 근로자들의 임금 오름폭이 물가상승률 이하로 내려가면서 비롯된 것이지 단순히 전쟁 때문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NYT는 또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등 낙관론자들이 비관론자들의 경제회의론에 맞서 내세웠던 미국의 높은 노동생산성도 인구의 노령화가 가속화되면서 빛을 잃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버드대 데일 조겐슨 교수는 "앞으로 미 경제는 생산성 저하로 인해 지난 90년대 후반에 비해 훨씬 활기가 없는 경제상황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월가는 내년 미 경제가 3.6%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는 등 향후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증권회사인 AG에드워드의 마크 켈러 애널리스트는 "이라크 전쟁이 마무리되면 기업과 투자심리가 살아나고 경제 여건도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권순철 기자 i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