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D램 업체들이 최근 설비 투자 계획을 잇따라 축소하고 있다고 다우존스가 24일 보도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D램 반도체에 대한 수요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데다 이라크전이 소비 심리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지를 놓고 PC소매업체들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대만의 프로모스 테크놀로지는 최근 올해 설비 투자 계획을 3억달러에서 1억달러로 삭감했다. 지난해 프로모스의 설비 투자는 2억달러였다. 지난해 4.4분기 말께 설비 투자 규모를 대폭 줄인 윈본드 일렉트로닉스도 지난해 설비 투자가 당초 예상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윈본드에 따르면 지난해 79억4천만대만달러 규모의 설비 투자를 계획했으나 실제 투자는 35억2천만대만달러에 그쳤다. 윈본드의 후이 밍 부사장은 "올해 설비 투자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1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보고 조만간 D램 가격이 반등하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에 당초 계획 7억5천만달러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3억1천만달러를 신규 투자한 파워칩 세미컨덕터는 올해 5억달러 규모의 설비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파워칩의 브라이언 쉬 사장은 "올해 신규 장비 구입 규모는 1억달러를 밑돌 것"이라고 전하고 언제 D램 시장이 회복될 지 예상하기가 힘들다고 토로했다. 메릴린치증권 홍콩지사의 댄 헤일러 아시아 태평양 반도체 연구소장은 "반도체기업들이 설비 투자에 극도로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설비 투자감소는 D램 과잉 공급 해소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순이익을 기록한 한국의 삼성전자와 대만의 난야 테크놀로지에 대해 '매수' 의견을 내고 있는 메릴린치는 시장 상황이 반전되면 이 두 회사가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국기헌기자 penpia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