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업계의 수익성 악화로 전액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는 업체가 잇따라 나오면서 부실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면방업체 갑을[09840]은 내부결산결과 자산총계 4천366억원에 부채총계 6천328억원으로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1천962억원을 기록, 자본전액잠식으로 잠정 확정됐다. 갑을은 지난해 매출액이 2천363억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40.9% 감소했으며 2천37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6년 연속 적자를 내고 있다. 갑을은 또 지난해 결산에 대한 외부감사결과가 `의견거절'로 나와 7일 이내에이 사유를 해소하는 증빙서류를 제출하지 못하면 거래소에서 퇴출당하게 된다. 한편 갑을 채권단은 이달 말 채권단회의를 열고 워크아웃 중단 여부를 표결에부칠 예정이다. 화섬업체 한국합섬[25830]도 자산총계 3천72억원에 부채총계 3천490억원으로 집계돼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418억원을 기록,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들어갔다. 한국합섬은 범용 폴리에스테르 원사를 주로 생산하는 업체로 지난해 수출환경이악화되면서 영업손실 132억원, 순손실 674억원을 각각 기록, 전년도에 이어 적자를 냈다. 이외에 모방업체인 삼영모방공업이 적자를 냈으며 화섬업체 성안은 작년 순이익이 51.3% 감소하는 등 섬유업체의 실적이 대부분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섬유업계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것은 세계적으로 섬유경기 불황이 지속되고있는 데다 부실 업체들의 처리가 지연되면서 공급과잉이 해소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업계관계자는 "워크아웃에 들어간 섬유업체들이 인수.합병이나 청산 등으로 제때 처리되지 못하고 시간만 끌면서 계속 공장을 가동, 공급과잉이 지속되면서 부실이 점점 번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직물 생산까지 겸하고 있는 이들 대형 섬유업체들은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차별화를 시도하기보다는 저가 물량공세로 나오면서 중견 직물업체의 설 자리까지 빼앗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희선기자 hisunny@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