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항공 및 관광업계가 이라크 전쟁으로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이용객이 줄어든데다 아시아발(發) 괴질마저 확산 조짐을 보여 악재가 겹치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19일 세계관광기구(WTO)의 분석을 인용, 해외여행에 대한 불안 고조로 관광업계의 피해가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아시아 지역의 경우 중국발 괴질로 예약이 줄어들면서 이미 휴가철 예약취소 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관광산업 규모가 연간 1백억달러에 달하는 하와이는 항공편과 호텔예약이 무더기 취소되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하와이 관광청은 올 관광객 수가 지난해 6백40만명의 3분의2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남아시아 관광대국 인도의 관광산업도 사정은 비슷하다. 올들어 미국과 유럽 등 서방 관광객들의 예약 취소율이 최고 80%에 달하고 있다. 프란세스코 프랜지알리 WTO 사무총장은 "전쟁이 일어나면 관련업체들의 경영난으로 수천명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며 "유일한 희망은 전쟁이 빨리 끝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올들어 9.11 테러 충격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보이던 항공업계도 커다란 피해가 예상된다. 승객은 주는 반면 전쟁 위기로 보험료와 안전조치 비용까지 늘어 경영난을 부채질하고 있다. 항공업계의 안전비용은 9.11 테러 이후 도입된 조치 때문에 지난해 40억달러로 증가했으며 보험료도 4배나 늘어났다. 윌리엄 게일러드 국제항공교통협회(IATA) 대변인은 "전쟁의 충격이 얼마나 클지는 전쟁 기간, 분쟁지역 확대 등에 달려 있다"면서 "20% 정도의 여행객 감소가 예상되지만 전쟁 상황에 따라 확대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