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는 18일 이라크전이 조기에 종료돼 중동지역으로부터의 원유 공급 차질이 당초 우려했던 것보다 심각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으로 10% 가까이 폭락했다.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4월물은 전날보다 배럴당 3.26달러(9.3%)나 내린 31.67달러에 장을 마쳐 지난 2001년 11월15일 이후 최대의 낙폭을 기록하며 올 1월8일 이후 폐장가로는 최저 시세로 떨어졌다. 또 영국 런던의 국제석유거래소(IPE)에서 5월물 북해산 브렌트유도 배럴당 2.23달러(7.6%)나 급락한 27.25달러에 거래됐다. 시장 관계자들은 전날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대(對) 국민 연설을 통해 사실상 이라크에 선전포고를 함으로써 전쟁 위기가 고조됐으나 단기전이 될 것이라는전망으로 유가가 나흘째 하락세를 이어갔다고 분석했다. 또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공격한 지난 1990년 10월에도 유가가 배럴당 41.15달러까지 폭등했으나 미국 등 연합군이 이라크를 공격한 이듬해 1월에는 30% 이상 폭락한 선례도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알라론 트레이딩의 필 플린 애널리스트는 "시장에서는 미국 등이 빠른 시일내에이라크전을 끝낼 것이라는 확신이 부각되고 있다"고 말하고 "원유 공급 차질은 최소한에 그칠 것이며 이는 각국의 전략비축유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출하 증가분으로 만회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레프코의 짐 스틸 애널리스트는 "일부 원유 거래업자는 지난 91년 상황을 환기시키며 전쟁이 실제로 발발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은 너무 늦을 수 있다고 강조하고있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