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시멘트 그룹이 '창업주 3남 체제'로 새롭게 출발한다. 한일시멘트 그룹은 허정섭 현 회장(64)이 명예회장으로 추대돼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고 허동섭 부회장(55)이 회장직을 맡아 그룹을 이끌게 됐다고 17일 발표했다. 회사측은 젊은 경영인들이 그룹을 활기있게 이끌 수 있도록 하겠다는 허정섭 전 회장의 뜻에 따라 동생인 허동섭 회장이 경영권을 넘겨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그동안 내실과 기본을 중시하는 경영방침에 따라 창립 이래 단 한번도 적자를 기록한 적이 없고 부채비율도 29%에 불과한 등 안정적 경영을 도모해 온 만큼 신임 회장 체제에서도 기본 경영 철학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일시멘트 그룹은 모기업인 한일시멘트 외에 한일건설 서울랜드 한일산업 한일개발 한일레미콘 한일자야 한국기업평가 등 7개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허정섭 회장은 한일시멘트 창업주인 고 허채경 명예회장의 맏아들로 지난 92년부터 회장직에 올라 그룹을 이끌어 왔다. 신임 허동섭 회장은 셋째 아들로 계열사인 서울랜드 사장과 한일건설 회장,한일시멘트 사장 등을 역임한 뒤 99년부터 그룹 부회장을 맡아왔다. 한편 창업주의 둘째 아들과 막내 아들은 녹십자에서 각각 회장과 부회장을 맡아 '형제경영'을 하고 있다. 둘째 아들인 허영섭 회장(62)은 지난 70년 녹십자의 전신인 극동제약에 공무부장으로 입사한 뒤 줄곧 녹십자에서 일하고 있다. 막내 아들인 허일섭 부회장(49)은 79년 녹십자에 입사한 후 88년 한일시멘트 이사를 거쳐 91년 다시 녹십자로 자리를 옮겼다. 녹십자측은 "녹십자가 한일시멘트의 지분 4.6%를 보유하고 있으나 경영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넷째 아들인 허남섭씨(52)는 서울랜드 회장이다. 허남섭 회장은 91년 서울랜드 부사장을 맡은 뒤 줄곧 서울랜드 경영을 지휘해오고 있다. 김미리 기자 mi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