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글로벌 분식회계 사태가 일어난 지난 11일 이후 사흘새 약 11조원이 투신 머니마켓펀드(MMF)에서 빠져 나왔다.


SK글로벌의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이 MMF에 편입돼 있는 것으로 나타나자 투자자들이 앞다퉈 환매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MMF에서 돈을 뺀 투자자들은 새로운 투자 포트폴리오를 짜야 하는 고민에 빠졌다.


MMF가 갈 곳을 찾지 못한 "단기 부동자금"의 거처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 자금 대부분은 입출금이 자유롭거나 만기 1개월 미만의 안전한 거쳐를 찾아 이동할 것이라는게 재테크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MMF에서 빠져 나온 자금의 유력한 피난처로는 시장금리부 수시입출금식예금(MMDA) 등이 꼽히고 있다.


MMDA는 은행의 대표적인 수시입출금식 예금.


시장금리에 따라 적용금리가 수시로 변경되며 자유롭게 돈을 넣었다 뺐다 할 수 있다.


이 상품은 고객이 은행에 맡긴 자금을 하루짜리 콜이나 대출 등에 운용, 그 이익을 이자로 지불한다.


MMF에 비해 수익률(이자)은 다소 떨어지지만 안정성에선 한수 위다.


MMDA는 통장 잔액이 많을수록 이자를 많이 주는 차등금리제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잔액이 최소 5백만원 이상은 돼야 유리하다.


보통 5백만원 미만은 이자가 없다.


이어 1천원 미만은 0.5%, 3천만원 미만은 1%, 5천만원 미만은 2%, 1억미만은 3%, 1억원이상은 3.8% 안팎의 이자를 준다.


종합금융사에서 취급하는 어음관리계좌(CMA)도 여유자금을 단기 운용하기에 적당한 상품이다.


수시 입출금이 가능한데다 단 하루만 맡겨도 연 4% 안팎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실적배당상품이긴 하지만 투자신탁 상품이나 은행 금전신탁과는 달리 운용실적에 따른 원금손실이 없다.


수탁금의 대부분을 할인어음이나 팩토링금융 등 대출 자산으로 운용하는데다 부실이 발생할 경우 즉시 회사의 고유계정으로 이체, 수탁금의 손실을 막기 때문이다.


MMF처럼 시가평가를 적용받는 것이 아니라 장부가로 평가된다.


단 수익률이 마이너스일 경우엔 원금만 받을 수도 있다.


예금자 보호법에 의해 해당 종금사가 망해도 1인당 5천만원까지 원리금이 보호되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상품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단기자금이라 해서 무조건 수시입출금식 상품에 투자해서는 안된다.


맘대로 빼쓸 수 있다는 편리함이 있는 만큼 짧은 기간일지라도 일정 기간을 정해 놓고 투자하는 거치식 상품에 비해 수익률이 낮기 때문이다.


자금계획이 정확하게 서 있다면 해당 기간에 맞춰 거치식 상품에 투자하는 편이 유리하다.


한달이상 굴릴 계획이라면 실세 정기예금이 가장 안전한 거처라는게 전문가들의 충고다.


실세 정기예금 금리의 경우 1개월짜리는 연 3.9%, 3개월은 연 4.3% 수준이다.


수시입출금식 상품에 비해 높은 이자를 주고 있다.


더욱이 상당수 은행들이 중간에 3회까지 분할 인출을 허용해 주기 때문에 중도해지 부담도 적다.


급전이 필요하면 원리금의 95% 이내에서 예금담보대출을 받아 쓰면 된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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