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 아시아 투자자들은 그동안 북한의 지역안정위협을 무시하는 경향을 보여왔으나 최근 북핵 사태에서 비롯된 위기가 심화되면서한국과 일본의 투자와 관련된 지정학적 위기를 더 이상 무시할 수 없게 됐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11일 인터넷판에서 보도했다. 신문은 북한이 동해에서 크루즈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난10일 한국종합주가지수(KOSPI)가 16개월만의 최저치로 떨어졌다면서 한반도에서의군사적 충돌은 남한의 경제를 붕괴시키는 것은 물론 북한 미사일의 사정권에 있는일본까지 위협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우량 주가에는 이미 전쟁 위기가 반영됐으며 남북한간 전쟁이 발발한다면 이들 우량주의 주가는 급락할 것이라고 신문은 전망했다. 이와 관련, 한국의 주식시장에 정통한 유럽계의 한 펀드 매니저는 남북간의 긴장고조는 심각한 피해를 가져왔다면서 지난 2001년 세계 최고의 실적을 보였던 KOSPI가 올들어 14%가 하락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그러나 1억6천만달러 규모의 한국증시 투자자금을 관리하는 애틀란티스 인베스트 매니지먼서의 행크 모리스 고문은 동북아의 펀드 매니저와 해외 기관 투자자들은한국시장의 비중을 약간씩 줄이는 것 같다면서 하지만 한국인 펀드 매니저는 그렇지않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펀드 매니저들이 투자의 기초가 될 북한사태에 대한 믿을만한 정보를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한국증시에서 정치적 리스크를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는 펀드 매니저는 거의 없으며 대부분이 신용평가기관에 의존하고 있다는코리아 어소시에이츠 경영자문의 토니 미셸 사장의 발언을 소개했다. 그러나 문제는 신용평가기관이나 전문가들이 북한의 위협과 관련된 정보 보고서를 주기적으로 내지만 내용이 일치되지 않아 오히려 혼란을 야기시키고 있다는 점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실제로 무디스의 경우 지난달 북핵사태에 따라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긍정적으로 부정적으로 낮췄지만 스탠더드 앤 푸어스(S&P)와 피치는 `안정적'으로 기존의 신용등급 전망을 유지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한편 대부분 전문가들은 한국이 강력한 전쟁 억지력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설사북한이 핵무기 보유국이 되더라도 (남북간)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그러나 수십만명의 병력을 보유한 북한이 각종 야포를 서울의 사정권에배치한 상태에서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핵개발을 계속 추진하는한 펀드 매니저들은 여전히 불안해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정규득기자 wolf85@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