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는 11일(이하 현지시간) 하루 2천450만배럴인 공식 산유쿼터를 그대로 유지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OPEC 각료회담의 이같은 결정은 앞서 예상됐다. 공식 쿼터는 OPEC 회원국이면서도 유엔에 의해 석유 수출.판매를 통제받는 이라크의 산유량은 제외된 것이다. 이라크는 현재 하루 약 200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 각료들은 그러나 이날 빈에서 회동한 후 발표한 성명을 통해 유사시 석유 수급에 차질이 생길 경우 "즉각 증산할 것"임을 약속했다. 이에 대해 석유 전문가들은 OPEC의 현 산유 여력이 하루 200만-400만배럴로 알려지기는 했으나 실제로는 `제로' 수준일 것이라면서 따라서 이라크전 발발로 석유수급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질 경우 석유 소비국들의 비축유 방출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OPEC 대변인은 빈의 OPEC 사무국에서 회원국 석유장관들이 2시간 30여분 회동한후 발표한 성명을 통해 "당분간 (공식) 산유 쿼터를 유지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그는 "현재의 석유 수급이 적절하다는 것이 OPEC의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OPEC의 압둘라 빈 하마드 알-아티야 의장은 OPEC가 오는 6월 11일 카타르 도하에서 재회동해 석유시장 추이를 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OPEC 차기 각료회담은 9월 24일 빈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소식통들은 이라크전이 터질 경우 OPEC가 긴급회동도 소집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OPEC 회동 참석자들은 그러나 이라크 전쟁이란 표현을 쓰지 않는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11일 발표된 성명과 참석자들은 한결같이 "석유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는 유사시"란 표현을 사용했다. 이에 대해 분석통들은 이라크 전쟁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것을 아랍 산유국들이 꺼리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아랍권이 현재의 유가 강세가 수급 차질보다는 이라크전 위협이란 시장외적 변수에 의해 더 크게 영향받는 것이란입장을 고수해 왔음도 상기시켰다. 차킵 켈릴 알제리 석유장관은 OPEC가 하루 200만-400만배럴의 석유를 더 생산할수 있는 여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계절적으로 북반구의 석유 소비가 줄어드는 시기이기 때문에 당분간 석유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민간 전문가들은 이 발언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미국 휴스턴 소재 민간분석기관 관계자는 "OPEC가 사우디를 제외하면 현실적으로 추가생산 여력이 없는 상태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오바이드 빈 사이프 알-나세리 석유장관은 최근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이라크 접경 쿠웨이트 등에서 심각한 석유공급 차질이 빚어질 경우 OPEC가 부족분을 보충하는 것이 어렵다"고 실토했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이라크전 발발로 OPEC의 석유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미국 등 석유 소비국들의 비축유 방출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OPEC 지도부와 접촉하기 위해 11일 런던에서 빈에 도착한 스펜서 에이브러햄 미에너지장관도 "석유 수급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지는 경우에 한해 즉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해 전략비축유(SPR) 방출이 이뤄질 수 있음을 확인했다. 미국은 6억배럴의 SPR을 보유하고 있다. (빈 AP=연합뉴스) jk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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