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부 포스코 회장의 연임문제와 관련,국내 기관투자가와 외국인 주주들이 속속 찬반의사를 표시하고 있다. 국내기관 대다수는 유 회장의 연임에 찬성하고 있다. 최대 변수인 외국인주주들의 태도는 '유임 찬성'이 우세하다는 의견이 많지만 아직 낙관하기 어렵다. 포스코가 우호지분으로 분류하고 있는 SK와 신일본제철도 아직 입을 다물고 있어 포스코로서는 14일 주총 전까지 안심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들도 유 회장의 거취가 포스코의 경영 전반에 미칠 영향을 감안,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국내기관은 찬성 우세=공시마감시한인 10일까지 유 회장의 연임에 찬성의사를 표시한 국내기관투자가는 총 33개사(7.81%)로 반대(3.32%)를 훨씬 앞선다. 찬성이 확실한 포항공대(3.78%)까지 포함할 경우 포스코측이 10일 현재 확보한 우호지분은 11.59%다. 포스코측은 특히 정부가 주요 주주인 우리은행 등이 '찬성'입장을 밝힌 데 안도해 하고 있다. 반대 의사를 밝혔던 기업은행 관계자도 "경영 투명성에 문제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반대했으나 동조세력 확보에 나서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공시의무가 없어 최종일까지 찬반입장이 노출되지 않는 기관투자가들은 변수로 남아 있다. 우선 국민연금 등 각종 연기금의 지분이 6.63%에 이른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여론의 동향을 파악,12일 중 최종 결론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포스코가 지지세력으로 분류하고 있는 SK(3.34%)도 아직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총 이후 기관투자가의 표결 결과가 그대로 노출되는 만큼 경영진에 대한 검찰수사가 진행중인 SK로서는 정부 눈치를 살피는 상황일 것"이라고 말했다. ◆신중한 외국인 주주=유 회장의 연임을 압도적으로 지지할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지만 '뚜껑'을 열기 전까지 안심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당장 전략적 제휴관계에 있는 신일본제철(3.19%)마저 포스코측에 확실한 '언질'을 해오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해 타이거풀스 주식 고가 매입건과 관련,유 회장의 당시 행적과 재판진행 상황 등에 대해 외국인주주들의 관심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외국인 주주의 의견을 취합하고 있는 증권예탁원은 주총 하루 전인 13일 오후 최종 집계상황을 포스코측에 전달할 예정이다. 예탁원 관계자는 "찬반여부는 물론 특정기관 표결여부도 확인해 줄 수 없다"며 "다만 상임대리인 기관을 통해 의견을 속속 접수중이어서 12일까지는 대략적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외국인주주가 결정적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 만큼 포스코도 아직은 낙관을 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유 회장의 유임문제를 놓고 논란이 일었던 '보이지 않는 손'의 영향력은 결국 표결 내용이 공개되는 주총장에서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