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팀 =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자' 고유가시대를 맞아 기업들이 경비절감을 위한 총력전에 돌입했다. 더욱이 경기침체 장기화 조짐과 이라크전 임박, 북핵 문제 등 불안 요소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요즘 경비 절감은 기업들에게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기업체는 점심시간 불끄기 운동에서부터 원가절감 캠페인, 전기사용 감시체제 가동, 경비절감 인센티브제 도입에 이르기까지 `묘안'을 짜내느라 부심하고 있다. 특히 이같은 경비절감 전략은 단순한 일시적 캠페인 차원이 아니라 전사 차원의대대적 운동으로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다. ◆`경비절감은 에너지 절약에서부터' = 고유가 시대에 에너지 절약은 경비절감의 가장 기본적인 `필수'. 삼성SDI[06400]는 전사적 에너지 절감대책인 `텐-텐(10-10) 전략'을 실시하고있다. 이는 유가가 1배럴당 10달러 이상 인상되더라도 수원, 부산, 천안 3개 사업장에서 10%의 에너지 비용을 절감, 고유가 위기를 극복해나간다는 것으로 회사측은 이를통해 37억원의 에너지 절감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1단계 사무실 난방온도 관리와 에너지절감 홍보활동, 2단계 가로등 격등제, 복도조명 50% 소등, 시간제 난방, 3단계 비제조부문 에너지 최소화 및 비생산활동 에너지공급 중단 등 유가인상 추이에 따라 3단계로 진행될 예정이다. `불 끄기 운동'도 에너지 절약의 기본이다. SK[03600]는 불필요한 전력 사용을 막기 위해 오후 7시만 되면 불을 끄고 있으며 한층을 40-50개 구역으로 구분, 연장근무자의 경우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신청하면 해당구역에만 전원을 공급해주는 `연장근무 등록제'를 실시하고 있다. 또 전력부하가 적은 밤시간대에 값싼 심야전력을 활용, 일종의 얼음덩어리를 만들어놓은 뒤 다음날 이를 녹여 항온.항습에 사용하고 있다. 아시아나 항공[20560]은 서울 본사와 전국 20여개 지점 및 영업점, 해외지점에서 민원부서 및 필수 업무 부서를 제외하고 점심시간대 전원을 자동 차단하고 있으며 대한항공[03490]도 서울 본사의 경우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출근시간대까지 중앙통제 시스템을 통해 전원이 자동적으로 꺼진다. 현대차[05380]는 에너지 절약책을 마련, 지난달 중순부터 사무실 난방온도를 기존의 22-23℃에서 18-20℃로 낮추고 양재동 사옥의 네온사인 간판과 외벽 조명시간을 단축하는 한편 점심시간에는 각 사무실의 컴퓨터를 끄도록 하고 있다. 현대모비스[12330]도 지난 달부터 `에너지 절약 행동 지침'을 마련, 절전, 절수,난방 절약,물자절약 실천 운동에 들어갔다. 한화그룹은 이라크 전쟁 임박설로 국제유가가 계속 오르자 정부의 에너지 절약2단계 대책 가운데 일부를 앞당겨 시행키로 했다. ◆긴축 재정, 원가절감 체제 돌입 = 삼성은 긴축 경영방침에 따라 일단 경비를작년 수준으로 동결키로 했으며 상황이 악화될 경우 영업계획 등을 일부 수정, 비용억제 목표를 더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현대차[05380]도 일반 경비의 경우 부서별로 당초 정해진 예산보다 가급적 덜쓰도록 회사차원에서 적극 권고하고 있으며 대우인터네셔널은 반드시 사업계획 한도내에서 예산을 집행할 것을 직원들에게 `선포'한 상태다. 포스코[05490]는 현재 진행중인 6시그마 운동 등 구조적 경영혁신을 통해 경쟁력 강화에 주력키로 했다. 현대건설[00720]은 작은 것에부터 실천하자는 취지에서 해마다 플라스틱 반찬통등 기념품을 제공했던 것과 달리 이번 주주총회에서는 기념품을 없애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한솔제지[04150]는 경영혁신 운동의 일환으로 t당 총원가를 700달러 이하로 유지하고 생산성을 20%로 끌어올리는 반면 불량률을 500ppm 이하로 낮추자는 뜻의 `S725 생존원가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생산현장 `비상' = 에너지 소비가 많은 생산현장에 경비절감이야말로 `절체절명'의 과제다. 포스코[05490]는 광양제철소내 외곽가로등 격등제 시행, 옥외 체육시설 야간 운영 중단 등의 조치를 검토중이며 INI스틸[04025]은 `에너지 절감 태스크포스'를 구성, 구조적으로 에너지 소비 효율을 높여 올해 120여억원, 내년 200억원 가량을 비용을 절감한다는 계획이다. INI스틸[04025]은 또 단기대책으로 지난 1일부터 강제 승용차 10부제 운행을 시행중이며 3층 이하 승강기 운행중지, 4층 이상 격층운행도 실시하고 있다. 올해 에너지 사용한도로 764억원을 책정한 현대중공업[09540]은 이 중 10%인 76억원 절감을 목표를 정하고 에너지 절약팀을 가동, 생산현장 직원을 대상으로 현장지도 및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또 사무실별로 소등 책임자를 선정, 야간 작업 후 불필요한 전등을 끄도록 만전을 기하는 동시에 최근에는 자체 에너지 모니터링시스템(EMS)까지 개발, 동력 담당부서에서 각 부서별 에너지 소비현황을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에너지 사용 과다부서에는 일일이 연락해주고 있다. ◆이색 아이디어도 `속속' = 대우조선해양[42660]은 작년까지는 사업계획 달성률에 따라 성과급 등 인센티브를 줬지만 올해는 이례적으로 인센티브 제공 기준 항목에 경비 절감 달성율도 포함시킬 방침이다. 삼성SDI[06400] 직원들은 에너지 절약에 소홀했다가는 전사원들에게 창피를 당하게 됐다. 회사에서 주야 2개조가 직접 순찰을 돌며 에너지 낭비 사례를 적발, 시정조치를취한 뒤 사내 전산망에 내역을 공개하는 `에너지 패트롤 제도'를 실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최근 고육지책으로 56개 해외 지사 및 법인과 본사를 인터넷폰으로 연결, 전체 국제통신비의 50%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나머지40여개 지사.법인에도 조만간을 인터넷폰 시스템을 도입키로 했다. LG필립스 LCD는 차량운행 10부제 위반 3회 적발시 해당 차량에 대한 주차장 입구를 영구적으로 금지시키는 `삼진아웃제' 시행을 시작했다.(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