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주목받고 있는 유기EL 시장을 놓고 한국 일본 대만 업체들이 본격적인 양산 경쟁에 들어갔다. 현재 휴대폰의 외부창으로 주로 사용되고 있는 유기EL은 전력소비가 적으면서도 밝기와 선명도가 뛰어난 게 특징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와 일본 NEC가 합작 설립한 SNMD는 지난해 8월 휴대폰 외부창으로 쓰이는 1인치급 유기EL 생산을 시작한 데 이어 올해 생산량을 3백만개까지 늘리기로 했다. 하반기부터는 휴대폰 메인창으로 사용되는 2인치급 제품 양산에도 돌입할 예정이다. 대형화에 유리한 능동구동형(AM) 유기EL도 연내 생산한다는 목표 아래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유기EL 분야에서 오는 2005년 매출 9천억원을 달성해 세계 1위 업체로 부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리온전기는 최근 휴대폰과 PDA용 디스플레이로 쓸 수 있는 1∼3.5인치 유기EL 5개 모델을 개발,시연회를 가졌다. 이 회사는 이르면 11월부터 연산 50만개 규모로 생산에 들어간다는 방침 아래 양산 설비를 구축하고 있다. 지난해 기술 개발을 마친 LG전자도 올해 안에 휴대폰 메인창용 2인치급 풀컬러 유기EL을 양산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기업들도 열세 만회를 위해 양산을 서두르고 있다. 산요전기는 미국 이스트맨 코닥과 손잡고 지난달부터 풀컬러 유기EL 시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했으며 2백억엔을 투자해 월 1백만개 규모의 생산라인을 갖추기로 했다. 이에 앞서 파이오니아는 풀컬러보다 한 단계 뒤진 멀티컬러 유기EL을 월 1백50만개씩 생산하고 있다. 도시바 TDK 등도 올해 안에 양산체제를 구축할 방침이다. 대만에서는 라이트디스플레이가 모노컬러와 멀티컬러를 합쳐 월 80만개의 유기EL을 생산하고 있으며 유니비전 윈텔 등이 올해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기EL은 소형 디스플레이용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지만 아직까지 생산업체나 생산물량이 많지 않아 초기에 기선을 잡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