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생금융상품은 금융시장을 파괴할 수 있는 대량살상무기다.'(워런 버핏) '아니다.금융시장의 효율성과 유연성을 높이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공로자다.'(앨런 그린스펀) 미국의 투자귀재와 중앙은행 총재가 파생금융상품 역할을 놓고 대립,화제다. 벅셔해서웨이의 CEO겸 회장인 버핏은 지난 4일 미리 공개된 주주들에게 보낼 연례 서한에서 "파생금융상품은 마치 지옥 같아서 쉽게 들어갈 수 있지만 나가는 문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파생금융상품이 안고 있는 위험은 잠재돼 있지만 치명적일 수 있다"며 대량살상무기에 비유했다. 그가 우려한 파생금융상품은 거래소 등에서 공식적으로 거래되는 규격화된 상품이 아닌 사적 계약에 의한 비정규적 상품이다. 버핏은 "파생금융상품을 거래하는 몇명의 딜러에게 지나치게 많은 위험이 쏠려 있다"며 "한 명이 잘못되면 즉각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파생금융상품이 금융위기를 촉발시킬 수 있는 위험을 오히려 줄이는데 기여하고 있다"며 버핏과는 전혀 다른 견해를 밝혔다. 그린스펀은 "특히 경제가 어려웠던 지난 2~3년 간 금융시장이 충격을 흡수할 수 있었던 것도 복잡한 형태로 발전한 파생금융상품의 덕이 컸다"고 평가했다. JP모건이 추정한 비정규적 파생금융상품 시장은 1990년 3조달러에서 최근 1백27조달러로 폭증했다. 워싱턴=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