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무디스 등 미국계 신용평가회사에 대한 거부감이 확산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5일 보도했다. 미 신용평가사들이 최근 독일 최대 철강회사인 티센그룹의 신용등급을 '정크'수준으로 강등시키는 등 독일 기업에 편파적이라고 여기고 있다는 것이다. FT에 따르면 집권여당인 라이너 벤드 사회민주당 원내총무는 "신용평가사들이 독일의 기업실무에 대해 정말로 잘 이해하고 있는지,미국식 기업경영 원칙이 독일 기업에 왜 적용돼야 하는지 자문해 보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라크문제를 놓고 미국과 독일간의 외교적 갈등이 신용평가사들의 기업평가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사민당 요아힘 포스 대변인도 "현재 가장 중요한 문제는 독일에서 미국계 신용평가사들의 영향력이 너무 크다는데 있다"고 밝히고 "그들은 우리의 기업문화를 모른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무디스의 위르겐 베르블링거 독일사무소 소장은 "모든 유럽기업의 신용등급 결정은 유럽출신 애널리스트들이 담당해 왔다"며 '정치적 음모론'은 말도 안된다고 반박했다. 권순철 기자 i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