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글로벌 분식회계 등의 의혹을 받고 있는 손길승SK그룹 회장 겸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5일 검찰에 소환됨에 따라 SK그룹은 2대에걸쳐 현직 전경련 회장이 검찰에 소환되는 진기록을 남기게 됐다. 현직 전경련 회장이 검찰에 소환되기는 지난 95년 전경련 회장이던 고 최종현당시 선경 회장이 노태우 비자금 사건과 관련해 소환조사를 받은 이후 두번째이기때문이다. 당시 최 회장은 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30억원의 비자금을 제공한 혐의로 다른재벌그룹 총수들과 함께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으나 공소시효 만료로 사법처리대상에서 제외된 바 있다. SK는 손 회장이 전경련 회장으로 취임한 지 한 달도 채 안된 시점에서 최 회장의 장남인 최태원 SK㈜ 회장의 구속에 이어 손 회장까지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게 됨으로써 전경련 회장직과의 묘한 악연을 이어가게 됐다. 신입사원으로 SK에 입사한 손 회장은 탁월한 업무능력과 오너인 최종현 회장의두터운 신임을 바탕으로 재계 서열 3위인 SK그룹 회장에 이어 지난달 초 진통끝에김우중 전 대우회장이 `경제대통령'으로 불렀던 전경련 회장직에 올랐다. 1941년생으로 서울대 상학과를 졸업한 손 회장은 지난 65년 SK그룹이 모태인 선경직물로 입사한 뒤 선경합섬 경영기획실장과 SK해운 대표이사, SK그룹 경영기획실사장, SK텔레콤 대표이사 부회장, SK구조조정본부장 등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 고 최종현 회장의 `오른팔'로까지 알려졌던 손 회장은 최 회장 사후 최태원 SK㈜ 회장과 함께 오너와 전문경영인의 `투톱체제'라는 독특한 경영형태를 유지하며 5년여 동안 SK그룹을 이끌어왔다. SK의 이런 쌍두마차 체제가 잡음없이 수년째 유지되고 있는 것은 손 회장이 탁월한 경영능력과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는데다 오너의 경영권 안정을 위해 노력하고있기 때문으로 재계에서는 평가하고 있다. 손 회장의 장점은 재계의 마당발이라고 알려질 정도의 폭 넓은 대인관계와 강력한 업무 추진력. 손 회장은 이런 자산을 밑바탕으로 유공(지금의 SK㈜)과 한국이동통신(지금의 SK텔레콤) 인수작업을 진두지휘해 오늘날의 SK그룹을 일군 일등공신으로 평가받고 있다. 중국, 일본을 아우르는 동북아 3국 경제공동체 형성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정부와 재계간의 협력을 강조해온 그는 아시아권 경제협의체인 `보아오포럼'의이사도 맡고 있다. 전경련 중국위원회와 경제정책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강력한 리더십을 보이는 등 회장단에 깊은 인상을 심어줘 지난달 초 진통끝에 전경련 회장에 취임했으나 취임 한달도 안돼 검찰에 소환되는 비운을 맞았다. (서울=연합뉴스) 정 열기자 passion@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