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빚 증가 속도가 지난해 4.4분기 들어 크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가구당 빚은 2천9백15만원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002년중 가계신용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가계빚(가계신용 잔액)은 4백39조1천억원으로 전년 말에 비해 97조4천억원(28.5%) 늘었다. 그러나 분기별 증가액은 △지난해 1.4분기 26조5천억원 △2.4분기 29조3천억원 △3.4분기 26조8천억원에서 4.4분기엔 절반 수준인 14조8천억원으로 축소됐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정부가 가계대출 억제조치를 편 결과, 가계빚 증가세가 진정되고 있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가계빚은 은행대출을 비롯 외상.할부 구매, 신용카드 현금서비스.카드론 등을 모두 합친 것이다. 가구당 부채 규모는 지난해 말 2천9백15만원으로 9월 말에 비해 55만원 늘었다. 지난해 가구당 부채 증가액은 △1.4분기 1백79만원 △2.4분기 1백97만원 △3.4분기 1백81만원 등 연간 6백12만원(26.5%)에 달했다. 가계빚을 부문별로 보면 가계대출이 4.4분기중 11조1천억원 증가(3.4분기 25조2천억원)했고 카드 대출은 오히려 4조3천4백억원 감소했다. 이영복 한은 통화금융통계팀장은 "가계대출 증가세 둔화 속도가 현재로선 적정한 수준인 것으로 판단된다"며 "올 1.4분기에도 지난해 4.4분기와 비슷한 증가 속도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