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급등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두고 전문가들의 다양한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유가 상승이 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것이라는 전통적 시각과 함께 최근의 경제 상황을 고려하면 오히려 디플레이션을 심화시킬 것이라는 반론도 힘을 얻고 있다. 경기침체속 물가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거론하는 전문가도 있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은 3일 살로먼스미스바니(SSB)의 아자이 카푸 아시아지역 투자전략가의 말을 인용,"유가 급등이 인플레로 이어질 것"이라고 소개했다. 카푸는 "저렴한 노동비에 힘입어 전세계에 디플레를 수출하고 있다는 비난을 듣는 중국에서 인플레 징후가 감지되는 만큼 이제 '디플레 논쟁'은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지난 1월 소비자 물가지수가 높은 원유수입가로 11개월 만에 처음 상승한 사실을 근거로 들고 있다. 이에 대해 모건스탠리의 스티븐 로치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디플레 심화론'을 펴고 있다. 유가가 오르면 각종 공산품의 제조원가도 덩달아 오르지만 현재처럼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선 기업들이 유가 상승분만큼 원가를 올리기 힘들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업들의 이윤폭이 축소되면서 기업수익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 경기가 더욱 나빠질 것이라며 "디플레가 (유가 급등 이전보다) 더 심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스태그플레이션 발생 가능성도 점쳐진다. 미국의 올 1월 생산자물가가 1.6% 올라 13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경기가 침체한 가운데 물가가 앙등할 기미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