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국제유가는 최근 이라크전 위기감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원유 재고가 감소했다는 발표로 인해 급등세를 기록, 지난 90년 걸프전 이후 최고치까지 올랐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4월물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는 전날에 비해 배럴당 무려 1.64달러(4.6%)나 오른 37.70달러에 장을 마쳐 지난 90년 10월 16일 이후 12년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38달러선에 육박했다. 또 런던 국제석유거래소(IPE)에서 4월물 북해산 브렌트유도 75센트(2.3%) 오른33.07달러를 기록해 33달러선을 넘어섰다. 이날 미국 에너지부는 지난 21일로 끝난 한주간 미국의 원유재고가 전주에 비해100만배럴 감소한 2억7천190만배럴에 그쳐 지난해 같은 시점에 비해 무려 14%나 줄었다고 밝혔다. 시장관계자들은 최근 미국에서 한파로 인해 난방유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원유, 휘발유, 난방유 재고량이 일제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향후 공급부족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로 유가가 급등했다고 전했다. 또 이날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조만간 유엔 안보리가 대 이라크 결의안을 지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히면서 전쟁위기감을 고조시킨 것도 유가 상승세를 부추긴 요인으로 지적됐다. 알라론 트레이딩의 필 플린 애널리스트는 "현재 미국의 에너지 재고상황은 심각한 수준이다"라며 "특히 원유재고는 위험할 정도로 낮아 정유업체들의 가동에 필요한 최저 수준마저 위협받고 있다"고 경고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