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청에 숫자상표의 출원이 쇄도하고 있다. 기존의 문자 상표보다 의미가 신속하게 전달되고 쉽게 기억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특허청은 지난 96년 이전까지 숫자를 포함한 상표 출원이 한 해 평균 2백여건에 불과했으나 증가추세를 거듭하다 99년부터는 1천건 이상이 출원되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양적 증가와 함께 상표의 내용도 아이디어가 반짝인다. '8257'(빨리 호출), '8272'(빨리 처리), '5782'(고쳐 빨리), '0909'(공부공부) 등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외우기도 쉬운 상표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또 '292513', 'YK038', 'opt002' 등과 같이 의미를 알 수 없지만 호기심을 자극하는 상표들도 좋은 반응을 얻는다. '292513'의 경우 인터넷에서 '이것이 옷일세' 또는 '이 브랜드가 92년 5월13일에 만들어졌다'는 등 재미 있는 해석들이 붙여져 큰 홍보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특허청 관계자는 "숫자상표가 범람하면서 지난해 3백36건의 신청이 도형 등과 결합돼 등록되지 못했다"며 "10자리 숫자나 □,◇,○,△ 등 식별력 없는 도형과 결합된 숫자 상표는 등록을 할 수 없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전=백창현 기자 chbai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