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라크 전쟁이 발생하면 단기전으로 끝나더라도 국내산업 전반에 나쁜 영향을 미치며, 전후 특수는 내년 이후에나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와 현대경제연구원은 26일 공동발표한 '미-이라크 전쟁의 업종별 영향' 보고서에서 전쟁이 걸프전 때처럼 단기 국지전으로 끝나 유가가 안정되고 세계경기 회복이 가시화되더라도 올 하반기까지는 소비심리 위축, 수출대금 입금 지연,물품운송 차질 등으로 수출이 위축될 것으로 예상했다. 전쟁이 빨리 끝나더라도 올해가 지나서야 전후 특수(特需) 효과가 나타나 실제 국내경기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고서는 밝혔다. 전쟁이 장기 전면전으로 확산되면 먼저 유가 급등으로 국내산업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분석됐다. 연평균 국제유가가 배럴당 26달러에서 40달러까지 오르면 석유관련 제품을 연료와 중간재로 많이 사용하는 정유(원가상승률 19.2%), 석유화학(16.9%), 섬유제품(4.0%)은 제조원가 크게 올라 가격 경쟁력과 채산성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서는내다봤다. 철강(0.8%), 전기전자(0.5%), 기계(0.4%), 조선(0.4%), 자동차(0.3%) 등은 원가가 오르겠지만 상대적으로 직접적인 영향은 적을 것으로 추정됐다. 자동차 업종의 경우 유가의 직접적 영향은 적지만, 유류제품가격 인상으로 수요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전쟁 발발시 유가상승에 따른 영향보다는 오히려 세계경기 침체에 따른 국내산업의 수출과 내수 둔화의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미국으로의 수출비중이 20%를 넘는 정보통신, 반도체, 자동차, 기계, 섬유산업은 미국의 소비심리 위축으로 심각한 수출 부진이 예상됐다. 철강, 건설업 등도 미국 경기침체에 따른 유럽과 아시아경기의 동반 침체, 중동지역에 대한 수출과 건설수주 봉쇄로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분석됐다. 전쟁이 장기전으로 치달아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면 수출채산성과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미국시장에서 환율이 고정돼 있는 중국과의 경쟁에서 밀릴 수 밖에 없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미-이라크 전쟁이 장기전으로 치달으면 산업전반에 나쁜 영향을 미치겠지만 업종별로 영향이 다르기 때문에 각각의 업종의 맞는 지원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전체적으로 환율을 안정시키되 전자, 자동차 업종에 대해서는 특소세율을 3-5% 포인트 내리고 임시투자세액공제제도의 공제폭과 기한 확대, 산업기반기술지원자금등 정부지원자금 금리의 인하도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또 섬유, 철강 등 물류비 비중이 높은 업종은 항만사용료 면제 등을 통해 물류비를 내려주고 건설, 기계업종은 전쟁으로 인한 공기지연 등의 문제를 정부차원에서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김장국기자 jy@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