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은 지난 22일 최태원 SK(주) 회장이 끝내 구속 수감되자 대국민 사과성명을 발표하고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하는 등 사태 수습에 나섰다. SK는 이날 열린 긴급 사장단 회의를 통해 '흔들림 없는 경영'을 해나가기로 다짐하고 계열사별 책임경영체제를 더욱 강화키로 했다. ◆ 대국민 사과 성명 SK는 최 회장이 수감되자마자 '검찰 수사에 임하는 SK 입장'이란 제목의 성명을 내 "최근 진행되고 있는 SK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많은 심려를 끼쳐드린데 대해 대단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SK는 이번 사태로 인해 물의를 빚게 된 점을 깊이 반성하며 앞으로 진행되는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일을 계기로 SK는 국민에게 사랑받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 비상 경영체제 구축 SK는 서울 서린동 본사 35층 회의실에서 손길승 회장 주재로 긴급 사장단 회의를 갖고 앞으로 각 계열사별 최고경영자 책임경영체제로 그룹을 운영해 나가는 것을 골자로 한 비상 경영체제에 돌입했다. SK는 최 회장 공백에 따른 경영손실을 최소화하고 투자자와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하는데 주력하기로 했다. 손 회장은 "이번 일을 국민에게 사랑받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SK로 거듭날 수 있는 계기로 삼자"며 '흔들림 없는 경영'을 각 계열사 사장에게 당부했다. 손 회장은 또 "여러가지 어려움에 처해 있지만 CEO 책임경영체제의 확립과 임직원 단합을 통해 지난해 10월 제주선언에서 발표한 각사별 '투비(To-be)모델 경영'과 고객서비스를 흔들림 없이 추진해 달라"고 말했다. SK는 이번 사건으로 인한 경영진 공백과 관련, SK(주)는 황두열 대표이사 부회장 체제로 운영하며 구속된 김창근 구조조정추진본부장을 대신해 손관호 SK건설 전무(경영지원본부장)가 대행직을 수행토록 했다. SK 관계자는 "최 회장 구속에도 불구하고 SK는 손 회장을 중심으로 일치단결해 지금까지와 다름없이 사업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발표한 제주선언을 통해 각사별 중장기 경영전략과 사업계획 등을 해당 CEO를 중심으로 추진하는 책임경영체제를 확립한 만큼 경영기조나 사업전략, 투자계획의 변동은 없으리라는 설명이다. ◆ 파트너십 경영은 유지 SK는 이번 사태에도 불구하고 전문경영인과 대주주간 '파트너십 경영'체제는 그대로 유지할 방침이다. 최 회장은 검찰 출두에 앞서 "사회가 (처벌을) 요구하는게 대주주인 본인"이라며 손 회장에게 "회사를 잘 맡아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회장은 최 회장이 검찰에 출두한 이후 2대 고 최종현 회장의 선영을 참배한데 이어 1대 고 최종건 회장의 부인인 노순애 여사(75), 최 회장의 장인인 노태우 전 대통령 등을 잇달아 방문해 "최 회장이 복귀할 때까지 SK를 잘 꾸려나가겠다"고 다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는 최 회장의 친동생인 최재원 SK텔레콤 부사장, 사촌동생인 최창원 SK글로벌 부사장, 고종사촌인 표문수 SK텔레콤 사장, 주력 계열사 부회장단 등이 손 회장을 보좌하는 형태로 당분간 그룹이 운영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