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최대의 민간 은행인 도이체은행이 고객의 비밀 유지 의무와 관련된 소송에서 패소함에 따라 롤프 브로이어 이사장이 궁지에 몰렸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18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뮌헨법원은 브로이어 이사장이 지난해 2월 TV 인터뷰에서 미디어그룹 키르히의 재무 상태에 대한 의구심을 공개적으로 표명함으로써 고객의 비밀 유지 의무를 어겼다고 판결했다. 법원측은 은행과 브로이어 이사장이 물어야 할 배상금의 규모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몇 억유로에 달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법원의 이같은 판결이 최종 확정되면 1990년대에 실시됐던 독일 기업 재편작업의 상징적인 인물로 평가받는 브로이어 이사장이 자리를 내놓아야 할 수도 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앞서 키르히그룹의 레오 키르히 최고경영자는 지난해 5월 브로이어 이사장의 발언이 회사의 부도에 일정 부분 영향을 끼쳤다며 1억유로의 피해 보상 소송을 제기했었다. 한편 도이체은행은 법원의 판결에 대해 항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정규득기자 wolf85@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