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의 초점이 되고 있는 최태원 SK㈜ 회장이 18일 하루종일 기자들과 숨바꼭질을 벌이며 언론에 노출되는 것에 민감한 모습을 보였다. 각 언론사 사진기자들은 이날 출근하는 최회장의 모습을 담기 위해 오전 6시께부터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 본사 1층 로비에 진을 치고 기다렸으나 최회장이 모습을 나타내지 않아 촬영에 실패했다. 오전 10시 30분께까지 로비에서 최회장을 기다리던 기자들은 `최회장이 이미 출근해 25층 회장실로 들어갔다'는 그룹 홍보실의 설명을 듣고 로비에서 철수, 건물 2층에 위치한 그룹 기자실에서 대기했다. 그룹 홍보실과 구조조정본부가 주축이 돼 최회장을 지하주차장과 엘리베이터를 통해 빼돌린 것으로 추정됐으나 사실여부는 확인이 되지 않았다. 그룹 홍보실에서는 `최회장과 손길승 회장이 오전에 출근했다'고 밝혔지만 이들의 모습을 봤다는 사람은 없어 실제 이들이 출근을 했는지 여부도 아리송했다. 점심시간이 되자 기자들은 최회장이 식사를 위해 외출할 것으로 보고 다시 1층로비로 내려갔으나 최회장이 1층 현관을 통해 나가는 모습은 볼 수가 없었다. 오후에 최회장이 아직도 회사에 있는지를 SK측에 묻자 `오전까지 있었던 것은확인했는데 지금은 어디 있는지 잘 모르겠다'는 대답 뿐이었다. 일부에서는 최회장이 이날 사무실에 나오지 않고 시내 모처에서 손회장 등 측근들과 검찰 소환에 대한 대응책을 숙의하고 있는 중이라는 얘기까지 나돌았다. SK 관계자는 "최회장이 평소에도 언론접촉을 매우 꺼려왔는데 이런 상황에서 카메라 플래시를 받고 싶겠느냐"면서 "최회장이 어디 있는지는 우리도 정확히 모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 열기자 passion@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