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분석가들은 이라크전 발발 여부 및 북핵 사태 진전 등에 대한 불확실성을 들어 올해 상반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지난해 연말 예측치보다 하향 조정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WSJ)이 13일 보도했다. WSJ은 55명의 경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이달 중 경기 예측 조사를 실시한 결과상당수가 올 상반기 성장률을 작년 12월 조사 때보다 하향 조정했으며 연말에 가서야 전쟁 악재 해소 등으로 반등될 것으로 내다봤다고 전했다. 미국 산타 모니카 소재 스트라스저임 글로벌 자문회사의 도널드 스트라스저임은"지난 수 개월간 경기예측을 신중히 해야될 요인들이 '낙관적 요인'보다 훨씬 많았다"고 강조한 뒤 "여러 분기 이내에 경기가 급반등할 것임을 보여주는 요인들을 찾아보기 어려운 만큼 1분기나 2분기 모두 1% 성장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조사 대상자 중 23명은 올해 1.4분기 성장률을 지난해 12월 예측치보다 하향 조정했으며 26명은 2.4분기 성장률을 낮춰 전망했다. 이에 따라 1.4분기와 2.4분기 GDP 성장률 평균 추산치는 2.7%에서 2.6%로, 또 3.2%에서 3%로 각각 낮아졌다. 미 상무부는 지난 달 2002년도 전체 성장률을 2.4%로 발표했다. 연구원들은 앞서 실시된 조사 당시 조만간 기업설비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상승을 낙관했으나 최근 이라크전 발발 가능성이 높아지고 북핵 사태로 위기가 고조돼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위축되고 재고 확보도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원들은 올 하반기 이후엔 이라크 사태 등 불확실한 요인이 없어져 지난 연말 조사 당시의 3.7%보다 높아진 3.9%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도 이번 주 의회 청문회에서 하반기 들어 이라크전 변수가 제거돼 경기가 빨리 도약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미국의 전국경영학회(NABE)도 14일 2.4분기부터 성장이 촉진돼 연간 2.7%의 성장률을 나타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3천여 회원을 보유한 NABE는 최근 경제전문가 3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예측 조사 결과를 인용, 올 1.4분기 이후에 성장 속도가빨라지면서 4.4분기에는 연간 3.8%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NABE는 지난해 11월에 실시한 조사에서도 올 1.4분기에 2.5%, 연간 2.8% 성장할것으로 예측했다. 팀 오닐 NABE 회장은 "중동 지역의 긴장이 고조됨에따라 각 기업들의 정책결정이 늦춰져 미국 경제의 성장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전제하고 "분쟁이 해결되면 2.4분기에는 경기 부양을 위한 통화 및 재정 정책과 어우러져 훨씬 더 강력한 여건을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홍덕화 기자 duckhw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