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인상의 영향으로 화학제품의 원료인 국제 나프타 가격이 급등, 국내 유화업체들의 경영난과 함께 공산품 가격의 연쇄적인 인상이 우려된다. 14일 한국석유화학공업협회에 따르면 올 1월말 현재 국제 나프타 가격(일본 도착분 기준)은 t당 302달러로 지난해 10월 t당 256달러였던 것에 비하면 40달러 이상크게 올랐다. 국제 나프타 가격은 지난 13일에는 t당 347달러를 기록, 10여일만에 40달러 이상이 또 올라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나프타 분해공정을 통해 생산되는 기초원료인 에틸렌 가격도 1월 현재 t당 547달러로 지난해 11월의 390달러보다 150달러 이상 폭등했다. 같은 기간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 상승률이 배럴당 26.43달러에서 27.93달러로 5.7%였던 것에 비하면 나프타 가격 상승폭(17.9%)은 국제유가 상승폭의 3배, 에틸렌 가격 상승폭(40.3%)은 유가 상승폭의 무려 7배에 달하는 것이다. 국제유가가 뛰고 있다면 원유에서 추출되는 화학원료 가격은 날고 있는 셈이다. 또 같은기간 나프타를 원료로 생산되는 주요 화학제품인 스티렌모노머(SM)와 폴리염화비닐(PVC), ABS 등의 가격상승폭은 각각 28.8%와 25%, 8%에 달하는 등 일제히 오름세를 보였다. PVC와 ABS 등과 같은 화학제품은 자동차와 휴대폰, 컴퓨터, 냉장고, 건설자재 등 산업전반에 걸쳐 거의 안쓰이는 데가 없을 정도로 중요한 품목이어서 이들 제품값이 오를 경우 공산품의 연쇄적인 가격상승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더욱이 유화업체들이 원료값 폭등에 따른 채산성 악화로 공장가동률을 낮출 경우 이들 제품의 품귀현상마저 예상된다. 유화업계 관계자는 "각종 화학제품의 원료인 나프타는 `산업이 쌀'이라고 불릴 정도로 중요한 원료인데, 이라크전 발발에 대한 위기감 등의 영향으로 지금과 같은 폭등세가 지속될 경우 산업전반에 큰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 열기자 passion@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