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제전문가들이 이라크전과 테러에 대한 우려로 상반기 성장률 전망치를 내려 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급속한 긴장 완화를 기대하면서 올해 하반기 성장률 전망치는 소폭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13일 월 스트리트 저널(WSJ)이 55명의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이달 중에 실시한 경제 전망 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작년 12월에 실시한 조사때보다 올 상반기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했다. 23명의 이코노미스트들이 올해 1.4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했으며 절반을 웃도는 26명의 이코노미스트들이 2.4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내려 잡았다. 이에 따라 1.4분기와 2.4분기 국내총생산(GDP)성장률 평균 추산치는 2.7%에서 2.6%로, 3.2%에서 3%로 각각 낮아졌다. 또 이전 조사에서는 이코노미스트들 사이에 조만간 기업설비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팽배했지만 최근 이라크전 발발 가능성이 높아지는 데다 북핵 위기 고조로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위축되고 재고 확보가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유가 상승은 기업과 소비자들의 비용 상승을 초래하는 등 이코노미스트들의 상반기 성장 전망 하향을 야기한 주요 원인인 것으로 지적됐다. 오사마 빈 라덴이 미국에 대한 자살 테러를 촉구한 이후 테러 위협이 높아진 것도 급격한 소비 심리 위축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향후 수개월내에 이라크전쟁이 일어나고 이라크전이 미국 주도의 다국적군의 승리로 끝날 경우, 다시 경제가 활기를 띨 것으로 관측됐다. 조사 대상 중 거의 3분의 2는 이라크전쟁이 단기간에 끝나고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권좌에서 축출된다는 점을 전제로 4.4분기 평균 성장률이 3.9%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지난 12월 조사치의 3.7%보다 높은 것이다. 스트라츠하임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도널드 H. 스트라츠하임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2개월간 낙관론보다는 경계론을 뒷받침할 만한 많은 증거들이 생겨났다"면서 "올해 상반기 성장률이 1%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국기헌기자 = penpia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