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일정=페이퍼컴퍼니인 AK캐피탈은 앞으로 한보철강의 설비및 인원을 인수해 실제 경영을 맡을 새로운 법인의 설립을 추진하게 된다. CEO로 내정된 거스 힐러 사장 등으로 경영진을 구성해 한보철강 당진공장의 가동 현황을 파악하고 향후 운영계획을 짜게 된다. 한보철강은 법정관리상태에서 AK측이 만든 신설법인에 우량자산을 넘기면 부채 등 불량자산만을 떠안는 배드컴퍼니(Bad Company)로 남게된다. 법원은 정리계획안을 변경,매각대금을 채권비율대로 나눠 갖는 빚잔치를 벌인 후 한보철강을 청산하게 된다. ◆남은 과제=2천3백57억원에 달하는 한보철강의 조세채무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이는 한보철강이 과거 공장설비를 들여오면서 체납한 관세와 법인세 등에 이자가 합해진 것이다. 일단 정부는 (주)한보 매각때와 같이 현가할인 방식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조세채권을 연 5∼6% 정도의 금리를 적용,현가할인할 경우 1천억원이 조금 넘는다. 즉 20년간의 법정관리기간동안 분할상환받는 2천3백57억원을 현재 가치로 환산할 경우 1천억원과 같다는 의미다. 그러나 매각대금이 3억7천7백만달러에 불과한 만큼 정부가 조세채권을 다 받을 경우 정리계획안이 채권단의 반대로 부결될 가능성이 높다. 한보철강의 최대 채권자이자 매각업무를 맡았던 자산관리공사측은 "채권비율대로 나눠가질 경우 실제 정부가 가져가는 몫은 2백억원이 채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매각대금을 둘러싼 채권단간의 자금 배분문제는 복병으로 남아있다. 아직 확정이 안된 AK캐피탈의 자금조달 계획도 변수다. AK관계자는 이와 관련,"이미 본계약 체결을 전제로 외국계 금융기관으로터 대출 의향서를 받아놓았다"며 "자금조달은 어려움이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대표적 철강기업인 뉴코어(NUCOR)사 등도 지분참가 의사를 밝혔다고 AK측은 밝혔다. ◆전망=한보철강의 완전 정상화 여부는 현재 상승세를 타고 있는 철근 형강 등 철강제품의 가격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 전문가의 진단이다. 원재료인 고철의 안정적 조달도 관건이다. AK측은 "고철의 공급 부족을 겪고 있는 한국과 달리 미국은 철강업계의 구조조정등을 거치면서 고철이 남아도는 상황"이라며 "미국 철강사인 버밍햄 출신 신임 경영진들이 원재료의 안정적 공급을 책임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당분간 철근 가격도 상승 안정세를 타고 있어 정상화되는데는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심기·오상헌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