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7∼98년 외환위기 때 빌려온 세계은행(IBRD)과 아시아개발은행(ADB)의 차관 1백7억달러중 38억7천만달러가 올 상반기에 앞당겨 상환된다. 무디스가 한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낮춰 해외 차입 여건 악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차관을 조기 상환하게 돼 국제 신인도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정부의 공공차관 조기 상환 방침에 따라 차관을 전대(轉貸)해 사용해온 국책.시중은행들이 IBRD 차관 70억달러중 18억7천만달러를 오는 3월15일 상환키로 했다. 이 차관은 97년 말 도입된 1차분 30억달러중 일부로 9월부터 5년간 분할 상환하는 조건이었다. 또 6월에는 산업은행이 ADB 차관 37억달러중 내년 말 만기인 1차분 20억달러를 앞당겨 갚을 예정이다. 이들 차관은 지난해 모두 갚은 국제통화기금(IMF)의 고금리 구제금융과 달리 차입금리가 '리보(런던 은행간 금리)'+0.6∼1.0%포인트에 불과한 장기 차입금이지만 현재 은행들이 이보다 낮은 금리로 차입할 수 있어 조기 상환키로 했다고 한은 관계자는 설명했다. 관계자는 "차관을 갚을 산업.수출입.국민.외환은행 등 전대 은행들이 이미 상환자금을 확보해 조기 상환을 위해 새로 외화를 차입하거나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사야 할 부담은 없다"고 말했다. 오형규 기자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