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이후 취해진 각종 재벌 개혁정책이 미흡했던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조성욱 연구위원은 11일 `외환위기이후 재벌구조 변화에대한 실증분석'에서 "96년부터 2001년까지 25대재벌, 176개상장기업의 주가자료를분석한 결과 재벌구조는 부분적으로만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재벌구조를 완화시키려는 정부의 개혁이 부분적으로만 성공했다는 지적이다. 조 위원은 계열사간 리스크이전과 재벌별 주가수익률 동조화 등 두 가지 지표를연구에 활용했다. 리스크 이전은 일부 계열사의 위험이 다른 계열사에 이전되는 정도를, 주가수익률 동조화지표는 그룹주가수익률이 개별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각각 나타낸다. 연구결과 재벌이 구조적 변화를 겪은 시점은 97년10월∼12월, 98년 1월∼2월, 98년5월∼11월, 98년11월∼99년2월, 99년3월∼2000년2월로 나타났다. 조 위원은 이들 시점을 외환위기, 구조조정1기(구조조정 원칙 천명 및 법제화초기), 2기(부당내부거래조사 등 실질적 법집행단계), 3기(금융을 통한 기업구조조정),그리고 대우도산기로 구분하고 여기에 외환위기전과 대우도산후를 합쳐 7개시기로구분, 비교했다. 리스크 이전 정도는 1∼5대 상위재벌은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낮아진 반면 하위재벌은 오히려 높아졌다. 상위재벌은 외환위기 이전에 0.0564였다가 구조조정3기에 0.0717, 대우도산기에는 0.0709였으며 대우도산 이후에는 0.0548로 감소했다. 하위재벌은 대우도산기에 0.1235, 대우도산이후에 0.1120으로 외환위기 이전(0.0807)보다 월등히 높아졌다. 주가수익률 동조화 정도는 점차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외환위기 이전에 1.0623이었던 상위재벌은 외환위기때 1.2199까지 올라갔다가대우도산이후에는 0.7558로 감소했고 하위재벌도 위기이전 1.0262에서 대우도산이후에는 0.7950으로 떨어졌다. 그룹리스크가 개별기업 주가에 미치는 영향 분석에서는 외환위기 및 구조조정 1기에는 동조화정도가 아주 높았으나 대우도산 이후 낮아졌다. 상위재벌은 외환위기이전 0.2214에서 0.2120으로 떨어졌으며 하위재벌은 외환위기이전(0.2699)보다는 다소 높은 0.2923으로 분석됐다. 조 위원은 "주식시장만을 놓고 평가할 때 재벌구조는 부분적으로만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재벌정책의 강도가 완화되는 대우도산이후에 재벌구조가 다시 강화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구조조정 정책이 지속적으로 추진될 경우에만 재벌의 독립적 경영을 유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박성제기자 su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