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철이 다가왔다. 부모들의 대부분은 처음 학부형이 될 때 몹시 뿌듯하다고 말한다. 아이가 유치원에 들어갈 때도 기쁘고 설레지만 초등학교에 입학할 즈음엔 한결 가슴이 벅차다는 것이다. 실제 예비소집일이 지나면 초등학교 신입생을 둔 가정에선 너나 할 것 없이 공부방에 들여놓을 책상과 의자를 사러 다니느라 부산스러워진다.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책상의 종류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시스템가구라고 해서 책장과 수납서랍장 사이에 상판을 올려놓는 스타일이 가장 많고, 책장 가운데 소형 붙박이형 책상을 부착하고 그 아래에 바퀴가 달린 이동책상을 넣었다 꺼냈다 할 수 있게 만든 것, 드물긴 하지만 옛날 책상처럼 책상만 따로 분리된 것 등이 그것이다. 시스템책상은 예쁘고 책장과 책상을 따로 사지 않아도 되고 조립식이어서 운반하기도 좋다. 요즘엔 책장 사이 사이에 수납공간을 설치한 것도 있고, 컴퓨터책상을 따로 장만할 필요 없도록 상판에 키보드와 모니터 선반을 붙여 놓은 것도 있다. 학생용 책상 대부분이 이런 스타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런 시스템 책상의 경우 책장 때문에 창 앞에 놓지 못하고 벽을 향해 둬야 하는 수가 많은데다 서랍장 위 구멍에 맞춰 상판을 놓으려다 손을 찧기 일쑤다. 책장이 왼쪽 옆에 설치돼 있어 책을 찾거나 꺼내려면 고개와 허리를 옆으로 돌려야 하고 책상의 위치를 옮기려면 책장의 책을 다 꺼내는 수고를 감내해야 한다. 서랍의 크기가 정해져 있는 만큼 높이 조절이 불가능하고 책상 밑에 발걸이가 없는 점도 불편하다. 책꽂이 사이에 소형 붙박이 책상을 달고 그 아래 이동식 책상을 곁들인 건 아이들끼리 혹은 아이와 학습지 교사가 함께 이용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공간을 절약하고 두 개의 책상을 쓸 수 있어 좋지만 붙박이책상의 안정감이 떨어지고 답답한 느낌을 줄 수도 있다. 옛날책상처럼 책상만 분리돼 있는 건 구하기 어렵다. 최근 국내업체에서도 성장단계에 따라 책상의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제품이 나왔고 수입품 가운데는 상판의 기울기를 조절할 수 있는 것도 등장했지만 가격이 다소 비싸다. 의자 역시 별 차이가 없는 듯하지만 살펴 보면 방석의 크기가 다르고 등받이 팔걸이 발받침이 있는 것과 없는 것 등 다양하다. 팔걸이가 3백60도 회전되거나 등받이가 뒤로 30도 가량 젖혀지고 원하는 각도에서 고정되는 것도 있다. 아동 책상은 모양만 보거나 커서도 쓰라며 큰 걸 고르는 수가 많지만 첫책상은 학습 자세와 습관을 형성할 수 있는 만큼 잘 골라야 한다. 의자도 마찬가지다. 책.걸상이 몸에 맞지 않으면 신체 발달에 문제가 생기는 건 물론 시력을 해칠 수도 있다고 하기 때문이다. 대한 소아척추협회가 경기지역 초등학교 5학년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10도 이상 척추측만증이 나타난 어린이가 2000년 8.1%에서 2002년 10.4%로 증가했다는 보고도 있다. 발이 바닥에 닿지 않으면 안정감이 떨어지고 발 저림 현상이 생길 수 있다고도 한다. 다른 물건도 그렇지만 책상은 특히 한꺼번에 너무 많은 기능을 기대하면 사용하기에 오히려 불편할 수 있다. 높낮이 조절제품을 사서 실제 높이를 바꿔야 할 때쯤이면 책상이 낡거나 아이가 싫증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인터넷을 뒤지고 열심히 발품을 팔면 좀 더 나은 제품을 싸게 살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건 아이의 책.걸상만은 유행이나 가격보다 아이가 얼마나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는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초등학교 1학년생의 경우 처음 시작한 학교생활과 본격적인 공부에 대한 부담감만으로도 충분히 힘겨울 수 있기 때문이다. 덧붙이면 백화점과 할인점 등 유통업체와 가구업체 모두 지난 주말부터 학생가구 특별판매 행사를 시작했다. 현대백화점은 7~12일 무역점.신촌점 등에서 '신학기 학생가구 초대전'을 개최, 홈타임 안데르센 도도 핸즈 등 학생가구 신상품을 모아 판매하고, 신세계 E마트는 7~16일 '신학기 가구기획전'을 통해 클릭H형 책상(18만9천원) 파워테크팩 의자(3만4천8백원) 등을 판다. LG e숍에선 책상과 책장세트(34만4천원) 컴퓨터책상(6만5천원) 등을 내놓고, 가구업체 리바트는 8일부터 3월말까지 학생용가구 '스칼라 알파' 시리즈를 판매하고 사은품도 준다. <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 >